다음달 24일 퇴임하는 문무일 검찰총장의 후임을 인선하기 위한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추천위)가 오는 13일 열린다. 추천위는 지난달 검찰 안팎으로부터 추천받은 인사들 가운데 현직 고검장급 등 8명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검토 중이라고 한다. 추천위가 이들 중 3명 이상을 추천하면, 법무부 장관이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종 후보자의 임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된다. 차기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이지만, 과거 어느 총장도 해내지 못한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 바로 검찰개혁이다. 차기 총장이 갖춰야 할 최우선 자격요건은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와 실천력, 리더십이다.

문무일 현 총장을 위시한 검찰 상층부는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권력기관 개혁안에 강력히 반발해왔다. 총장이 주권자의 대표인 국회를 향해 ‘민주적 원칙 위배’ 운운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였다. 이들은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권한이 커지면 국민 기본권이 약화될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권력에 굴복한 편파·부실수사로 기본권을 침해해온 것은 바로 검찰이었다. 검찰개혁에 대한 요구는 다른 누구도 아닌, 검찰 조직 스스로가 초래한 것이다.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 대한 재수사 결과도 이를 다시 입증했다. 검찰은 ‘기소하지 않을 권한’을 남용해 김 전 차관의 성범죄 혐의에 면죄부를 줬다. 외압이나 유착 의혹을 받아온 다른 전·현직 검사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차기 총장은 과거의 잘못된 타성과 관행, 조직이기주의에서 과감히 탈피해 시민의 개혁 요구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검찰은 부정하고 싶겠으나, 검찰개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역대 정권에서 번번이 좌초했던 검찰개혁을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는 데 공동체의 합의가 이뤄진 터다.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여야 4당 합의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다.

검찰개혁은 권력과 유착해온 극소수 검사를 제외한 대다수 검사들에게도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임관할 때 선서했듯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차기 검찰총장은 2200여 검사들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신념과 용기를 가진 인물이 맡아야 한다. 대통령이 총장 인선 과정에서 정치적 이해를 떠나 최적임자를 인선해야 함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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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린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관련해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데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최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전국 검사장들에게 e메일을 보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그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본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문 총장은 “지금의 논의에 검찰이 적잖은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며 직접수사 총량 축소, 수사착수 기능 분권화 추진, 재정신청제도 전면 확대 등의 운영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과오에 대한 자성 없이 밥그릇만 지키려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진짜 속마음은 모두발언 이후 기자들과의 문답 과정에서 드러났다. 문 총장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올라온 수사권 조정안은 검찰이 그동안 전권적 권능을 갖고 일했으니 경찰도 검찰 통제 안 받고 전권적 권능을 행사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문 총장 발언은 초점을 흐리는 ‘물타기’에 불과하다. 수사권 조정은 검찰이 미우니까 일부 권한을 떼어다가 경찰에 넘겨주자는 저급한 차원이 아니다. 한국 형사사법 체계를 제대로 세움으로써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기 위한 과정이다.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 검찰이 권력과 결탁해 주권자를 배신한 사례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검찰은 자체 개혁 기회를 여러 차례 부여받고도 스스로 내팽개쳤다. 수사에선 경찰, 기소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쟁체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검찰의 전횡을 막을 수 없다는 데 시민적 합의가 이뤄졌다. 수사권 조정에 따른 경찰의 정보권 독점 등 부작용은 법안 논의 과정에서 보완책을 마련하면 될 일이다.

검찰개혁은 역대 정권에서 번번이 좌초됐다. 검찰의 조직적 반발에다 검사 출신 일부 의원들의 방패막이 노릇이 겹치면서다. 이번에도 과거 사례를 답습해선 안된다. 검찰총장이 수사권 조정에 입장을 낼 수는 있으나,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향해 ‘민주적 원칙 위배’ 운운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정부와 여당도 당사자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한 만큼 검경은 본연의 소임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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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한 검찰의 반발이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해외 순방 중 급거 귀국한 문무일 검찰총장은 수사권 조정안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민주주의 원리의 핵심은 몽테스키외가 말한 권력분립에 있다. ‘권력의 분산과 균형’을 통해 권력의 남용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민주주의 원리에서 볼 때 가장 민주주의 원리에 반하는 조직이 검찰이다. 검찰은 직접수사권, 경찰 수사에 대한 지휘권, 독점적 영장청구권, 독점적 기소권 등 막강한 권한을 틀어쥐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어떤 외부의 견제도 허용치 않는다. 다른 민주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권한의 집중이다. 이런 구조하에서 검찰조직의 부패와 검찰권의 남용은 필연이다. 수차례 불거졌던 검찰발 부패 스캔들과 검찰권 남용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이런 조직의 수장이 기득권 수호를 위해 민주주의 원리를 언급한 사실이 놀랍다. 민주주의 원칙을 신봉한다면 검찰 스스로 권한을 내려놓고 민의에 부합하는 개혁의 길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5월10일 (출처:경향신문DB)

현재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검찰의 비판은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지점에 집중되고 있다. 경찰이 사건 수사를 자의적으로 종결하여 사건을 축소·은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미국가에서 보듯 수사를 하는 기관이 책임지고 종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다. 다만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행사하는 한 사건 은폐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법안은 여럿 검사의 통제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우선 영장청구 단계에서 검사는 경찰 수사를 인지·통제할 수 있다. 고소인·고발인·피조사자 등 사건관계인이 경찰 수사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 그 사건은 자동적으로 검찰에 송치된다. 경찰이 수사결과를 불송치 결정할 경우에는 반드시 불송치결정문과 수사기록을 검찰에 보내 60일 동안 사후검증을 받도록 되어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시비가 불거지면 검사는 수사중단과 송치를 요구할 수 있다. 사실상 전건송치에 가까운 통제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는 것이다. 이런 통제하에서 경찰 수사가 검찰 모르게 완전히 은폐되는 일은 실제 벌어지기 어렵다. 검찰의 요란한 지적은 침소봉대에 가깝다.

반면 검찰이 입을 닫고 있는 진짜 문제 영역은 따로 있다. 바로 검찰의 직접수사 영역이다. 검찰 수사는 기소권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 기소검사가 같은 식구인 수사검사의 위법행위나 권한남용, 인권침해를 사실상 견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공약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를 약속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수사권 조정안은 검찰에 광범위한 직접수사권을 여전히 허용하고 있다. 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 비리 등 중요범죄에 대한 직접수사권을 인정한 것이다. 향후 공수처가 설치되어도 규모가 작기 때문에(25명의 검사, 30명의 수사관) 검찰의 직접수사 영역에서 검찰을 대신해 할 수 있는 역할은 그리 크지 않다. 그동안 검찰이 무소불위의 힘을 휘둘렀고 수사권·기소권 남용의 폐해가 가장 심했던 영역이 바로 이 특수수사 분야였던 점을 상기하면 이번 조정안은 검찰의 핵심 권한을 건드리지 못한 반보의 개혁에 불과한 것이다. 

직접수사 영역에서 검찰은 사건 수사를 독자적으로 진행·종결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반면 경찰 수사와는 달리 검찰 수사에 대한 감시·통제는 거의 없다. 사건을 만들고 왜곡하고 은폐해도 방지하기 어렵다. 검찰의 강압 수사, 무리한 기소에 의한 국민기본권 침해도 막기 어렵다. 기본권 보호에 큰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다. 향후 국회 논의는 오히려 이 분야에서 검찰권의 남용을 막기 위한 감시·통제장치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최선의 방안은 검찰의 직접수사를 최대한 제한하는 것이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시민들이 적폐청산 1호로 꼽은 검찰의 선의를 믿고 견제받지 않는 권한을 행사토록 두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국민기본권의 빈틈없는 보호는 더 철저한 권력의 분산과 권력에 대한 감시·통제를 강화할 때만 가능하다.

<서보학 경희대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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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반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외 순방 중인 문 총장은 지난 1일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정한 기관’은 경찰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례적 입장 표명은 경찰권 비대화를 우려하는 검찰 구성원 의사를 대변하려 한 취지로 짐작한다. 그러나 임기를 겨우 두 달여 남겨놓은 검찰총장이 국회의 고유 권능인 입법권 행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온당한 처사로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수사권 조정 논의가 어디서 비롯했는지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 검찰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직접수사·수사지휘·영장청구·기소권이 그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권한을 주권자가 아닌 당대 권력을 위해 휘둘러왔다는 데 있다. 검찰권 분산이 기본권 확장과 민주주의 심화를 위해 핵심적 과제로 부상한 이유다. 수사권 조정은 임은정 부장검사가 지적했듯이 “검찰에 막중한 권한을 위임했던 국민들이 검찰에 준 권한 일부를 회수해가려는” 작업이다. 검찰은 세부적 문제를 들어 반발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행태를 성찰하고 주권자에게 사과했어야 마땅하다. 문 총장의 입장문에는 한마디 자성도 사과도 없었다. 검찰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증좌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 5월 3일 (출처:경향신문DB)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은 이제 구체적 논의단계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최장 330일간 각계 의견을 반영하고 면밀히 가다듬어 최종안을 만드는 과정이 남아 있다.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선 정보경찰에 대한 통제 강화, 경찰위원회 운영 실질화 등을 통해 ‘경찰국가화’ 우려를 불식할 필요가 있다. 공수처 역시 여야 4당 합의 과정에서 기소 대상이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로 축소됐는데, 이를 다시 확대해 ‘무늬만 공수처’가 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국회 논의의 초점은, 시민에게 보다 양질의 형사사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맞춰져야 한다.

문 총장은 해외 순방 일정을 단축해 조기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섣부른 추가 행동은 자제하기 바란다. 권력기관 개혁은 각 기관의 ‘밥그릇 크기’를 새로 정리하는 일이 아니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개혁 당사자들은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논의에 임해야 옳다. 주권자를 두려워할 줄 모르고 오만하게 굴었다가는 조직이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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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 시절 대표적 인권유린 사건으로 꼽히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이 근 30년 만에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된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0일 형제복지원 원장의 특수감금죄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법원 판결을 ‘법령 위반’으로 판단하고 비상상고를 신청했다. 비상상고란 형사사건 확정판결에서 법령 위반이 발견되면 이를 바로잡아달라고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직접 상고하는 비상구제절차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형제복지원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당시 인권유린의 현장 1970~1980년대에 무고한 시민들을 가둬놓고 인권유린을 자행했던 부산 형제복지원 건물 전경. 문무일 검찰총장은 형제복지원 사건 관계자의 특수감금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20일 비상상고했다. 연합뉴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운영된 형제복지원에서는 불법감금과 강제노역, 구타와 폭행 등 무자비한 인권유린이 국가의 전방위적 비호 속에 자행됐다.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이 500여명에 이른다. 희생자의 주검 일부는 암매장되고 일부는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이유다. 검찰은 박인근 원장(2016년 사망)을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1989년 대법원은 횡령 등 가벼운 혐의만 인정해 징역 2년6월의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내무부 훈령에 따른 부랑인 수용 조치였다는 게 판결의 근거다. 형제복지원의 참상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피해자 한종선씨가 1인 시위에 나서고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다. 지옥에서 살아남은 피해 생존자들은 거리로 나와 억울함을 호소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해왔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이 사건을 국가폭력 사건으로 규정하고,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추가 진상규명과 피해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검찰에 대해서도 수사 축소·은폐의 책임을 들어 공식 사과와 비상상고 신청을 권고했다. 문 총장은 비상상고와 별도로, 피해자와 가족들을 직접 만나 검찰의 부실수사 등 과오에 대해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제라도 새로이 드러난 사실과 증거들을 바탕으로 엄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도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작업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 이미 30년을 고통 속에 살아온 이들에게 하루라도 더 고통의 시간을 보탠다면 국회의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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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전문자문단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받아온 김우현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등 2명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냈다. 앞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이하 수사단)은 ‘압력을 행사한 검찰 간부들을 기소하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문무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일선 수사팀이 현직 검찰총장을 사실상 외압의 장본인으로 지목한 것이어서 파장이 컸다. 그러나 자문단이 대검의 수사지휘가 적법했다고 하면서 문 총장은 치명상을 면하게 됐다. 수사단도 자문단 심의결과를 수용하고 권 의원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퇴근하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대검찰청 고위 간부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전문자문단 회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 총장은 ‘판정승’을 거뒀다고 여길지 모르겠다. 그러나 자문단 결정의 취지는 김 부장의 수사 관여가 법적으로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휘권 행사에 도덕적 정당성까지 부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 총장이 스스로 도입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제쳐놓고 전문자문단을 구성토록 한 점은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수사심의위는 외부인사 250명으로 구성되며 회의 때마다 이들 중 무작위로 15명을 뽑아 진행한다. 지난달 수사심의위는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부당인사를 한 혐의를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해 ‘기소 및 구속영장 청구’ 결정을 한 바 있다. 이번에 구성된 전문자문단은 총원이 7명에 불과하다. 구성 과정에서 대검과 수사단 사이 갈등이 빚어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사심의위 거부에 대한 문 총장의 진솔한 설명이 필요하다.

일선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가 사건 처리 방향을 두고 견해차를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견이 외부로 노출되기 전 내부적으로 수평적 소통과 치열한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검사의 이의제기권 보장이 절실한 이유다. 지금도 관련 지침이 시행되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 인사에 민감하고 상명하복이 체질화된 조직의 특성을 감안해 검사의 이의제기를 의무에 가깝게 규정하고 불이익은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독일은 연방공무원법에서 ‘공무원이 직무상 명령의 적법성에 의문이 생기면 지체없이 상급자에게 주장해야 하고, 명령이 지속되면 (명령을 수행하더라도) 자신은 책임에서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잘못을 바로잡는 기관이다. 다른 어떤 기관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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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15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소환조사를 막으려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 검사는 “춘천지검 수사팀이 지난해 12월 권 의원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상부에 제출했는데, 문 총장이 춘천지검장을 심하게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도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알리자 문 총장이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 달리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전문자문단을 구성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지난 2월 춘천지검 수사가 각종 외압 의혹을 받자 독립된 수사단을 출범시키면서 수사 보고도 받지 않고, 수사지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검 대변인은 “수사단의 요청으로 전문자문단의 법리검토 결정을 기다리기로 한 것이지, 지휘권 행사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 총장은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상명하복의 조직문화가 강한 검찰에서 현직 검사와 수사단이 수뇌부의 실명을 거론하며 주장한 것을 보면, 단순한 이견 표출이라고 보기 어렵다.

권 의원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다. 권 의원은 2013년 11월 자신의 비서관을 포함해 10명 이상을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당 염동열 의원도 수십명 채용을 청탁한 혐의가 밝혀졌다. 그런데 염 의원은 이미 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권 의원만 자문단 심의에 부치라고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염 의원은 공개소환한 반면, 권 의원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에 맞춰 비공개 소환했다. 혐의가 유사한 두 사람에 대한 검찰의 대접은 판이했다.

강원랜드 수사는 이전 김수남 검찰총장 때도 1년 이상 질질 끌다가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어 취임한 문 총장도 똑같은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이라면 검찰 신뢰가 훼손될 중대 사안이다. 강원랜드 채용비리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좌절과 분노를 안겨준 충격적인 권력형 비리 사건이다. 검찰의 존재 이유는 이런 거악을 척결하는 것이다. 이런 수사마저 ‘정치권력 눈치보기’로 왜곡된다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얘기하나 마나다. 수사단은 한 치 성역 없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가려내야 한다.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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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5일 주요 ‘적폐청산’ 수사를 연내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가 본래 그 기한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안에 주요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모든 검찰 업무가 적폐 관련 수사에 집중되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은 연내에 마치는 걸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댓글조작·사법방해·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및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등의 수사를 이달 안에 끝낼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기 위해 간담회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총장은 “같은 말을 여러 번 들으면 지치지 않느냐. 사회 전체가 한 가지 이슈에 매달려왔는데, 너무 오래 지속되는 것도 사회 발전에 도움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연내 마무리 방침의 이유를 설명했다. 적폐청산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야권 반발이 거세지는 데다 국제적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다가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짐작한다.

어떤 수사든 불필요하게 길어질 경우 피로감을 낳게 마련이다. ‘신속한 수사’는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 다만 여기에는 전제가 따른다. 실체적 진실을 분명히 밝혀내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핵심 피의자들의 구속영장이 잇달아 기각되고 구속적부심 석방도 이어지고 있다. ‘의혹의 몸통’으로 부각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전되지 못한 터다. 수사를 서두르는 것이야 나무랄 바 아니나, 검찰 스스로 시한을 정해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문 총장의 발언에서 염려되는 부분은 또 있다. “내년에는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민생사건 수사에 보다 집중하겠다”고 한 대목이다. 다른 부처·기관에서 수사의뢰된 사건에 집중하느라 인지수사에 쏟을 시간과 인력이 충분치 않다는 데 검찰 내부적으로 불만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적폐청산과 민생은 이분법적으로 바라볼 사안이 아니다. 과거 정권이 자행한 정치공작의 피해자는 단순히 몇몇 정치인이나 연예인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행태는 수많은 시민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수십년간 피 흘려 쌓아올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곪을 대로 곪은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고, 청산할 과오는 단호히 청산할 때만 민생이 나아지고 미래도 열린다. 검찰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기 바란다. 시민은 기다릴 각오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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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때 실시한 국민 여론조사에서 ‘검찰개혁’이 국민이 바라는 첫 번째 개혁과제로 뽑혔다. 정치개혁, 경제개혁 등 다른 개혁보다 국민들은 검찰개혁을 최우선으로 꼽았던 것이다. 검찰권력의 남용과 불공정한 행사에 대해 누적된 국민적 불만이 그만큼 깊다는 의미다. 검찰개혁의 여러 방안 중에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있다. 법무부의 주요 요직들을 검사들이 장악하여 법무부가 검찰 중심으로 운영되는 상황을 바꾸어야 한다는 요청이 바로 이 ‘법무부의 탈검찰화’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의 검찰개혁 기자회견이나 후보 공약집에서 “검사의 법무부 및 외부기관 파견을 제한하고 법무부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호사 또는 일반직 공무원이 근무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정권하에서 이러한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바뀐 것이 없었다.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 취임으로 검찰개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민원실 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TV가 마치 검찰개혁을 지켜보는 국민의 눈처럼 보이고 있다. 정지윤 기자

지난달 27일의 검사장급 인사와 지난 10일의 검찰 중간 간부급 인사를 통한 법무부 인사가 있기 이전에, 현직 검사들이 법무부의 과장급 이상 직책 64개 중에 절반인 32개 직책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중에서 특히 국·실장급 이상 10개 직책 중 90%인 9개를 현직 검사들이 독식하고 있었다. 가히 법무부는 검사가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법무부의 검찰화’가 심각했다. 이들 법무부 검사의 대부분은 검사의 직무나 전문성과 별 관련이 없는 보직을 맡아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을 근무하다가 검찰로 복귀했다. 검찰 입장에서 보면 검사의 인사 관리나 법무부 내의 검찰 입지 강화를 위해 ‘법무부의 검찰화’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검찰의 법무부 장악은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초래한다. 첫째, 법무부는 그 외청의 하나인 검찰에 대해 상급관청으로서 감찰을 위시한 여러 관리·감독권을 행사해야 한다. 검찰의 권한 남용이나 비리 발생 시 법무부가 검찰을 감찰하고 검찰조직을 개혁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무부에 감찰관을 두어 검찰청에 대한 감사를 담당하게 하고, 법무부 검찰국은 검찰행정에 대한 종합계획의 수립 및 시행과 더불어 검찰청의 조직 관리나 검찰예산의 편성과 배정 업무를 맡는다. 그러나 법무부 내의 요직을 검사가 차지하게 되면 검사가 관여된 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 신속한 감찰과 재발방지를 위한 개혁 조치보다는 제 식구 감싸기 식의 미온적인 대응이 나오기 일쑤다. 현직 검사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검사장 출신 전관들에 대한 몇몇 법조비리 사건들에서 법무부의 미온적 조치에 의아해한 국민들이 이미 많았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둘째, 법무부를 검찰이 장악하게 되면 검찰개혁은 국민의 관점이 아니라 검찰의 관점에서 추진되기 쉽고, 그러한 검찰개혁은 중도에 추진력을 잃고 폐기되기 일쑤다. 고위직 공무원이나 대통령의 친·인척 등의 비리에 대한 수사와 기소권을 가지는 공수처 신설이 10년째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것이 그 한 예다. 검찰에 의해 장악된 법무부가 공수처를 반대하거나 적어도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셋째, 검찰의 법무부 장악은 법무행정의 전문성을 떨어뜨린다. 검사는 임관 후 주로 수사와 기소 업무를 맡는다. 따라서 수사와 기소에 대한 경험과 지식은 많지만, 그 이외 행정에 대한 경험과 지식은 행정공무원이나 행정전문가들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법무부가 하고 있는 행정 각 부처의 법령에 대한 자문, 출입국이나 외국인 정책에 대한 사무, 국적 이탈과 회복, 민사소송, 상사소송, 행정소송과 국가배상관계법령의 해석 법령의 제·개정, 사면 등은 수사와 기소 업무를 주로 해오던 검사들이 전문성을 갖춘 영역이라 보기 힘들다. 검찰업무와 무관한 법무행정의 직책들까지 검사가 차지하는 것은 법무행정의 전문성 강화에 역행한다. 넷째, 법무부 검사들도 1년이나 2년 단위의 검사 순환근무원칙에 따라 잦은 인사이동을 하고 있다. 1~2년마다 국장이 바뀌고 과장이 바뀌는 법무부에서 법무행정의 일관성을 찾거나 장기적인 법무행정의 정책 수립과 추진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에 불과해진다.

법무부는 법무부 공무원들을 위한 부처가 아니며, 1~2년 후에 법무부를 떠나 검찰로 돌아갈 검사들을 위한 부처는 더더욱 아니다. 오직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며 국민만을 바라보고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행사해야 할 ‘행정각부’ 중의 하나일 뿐이다. 법무부는 지난 8월1일에 법무부 주요 보직들을 검사만 맡을 수 있게 한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의 일부 개정을 시작으로 ‘법무부 탈검찰화’의 첫 발걸음을 뗐다. 검찰개혁을 간절히 바라는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꼭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답하기를 기대한다.

임지봉 |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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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은 8일 “검찰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일부 시국사건 등에서 적법 절차 준수와 인권보장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심 절차를 거쳐 무죄가 난 인혁당·강기훈 유서대필·약촌오거리 사건 등을 대표적인 과오로 꼽았다. 검찰총장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사과한 것은 검찰 사상 처음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법원, 경찰, 군은 국가권력이 저지른 인권침해와 불법행위에 대해 강도 높게 과거사 정리를 했지만 유독 검찰만은 묵묵부답이었다. 늦게나마 검찰의 과거 잘못을 공개사과한 것은 의미있는 고백이라 평가한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문 총장은 이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주요 사건에 대해 수사·기소 전반에 걸쳐 외부 전문가들이 심의하는 수사심의위원회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수사단을 축소하고, 수사기록 공개 범위를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모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 할 만하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검찰이 적폐청산 1순위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난데없이 쏟아놓는 개혁 방안들에 대해 어리둥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지금 검찰에 대한 불신은 하늘을 찌를 정도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은 필연적이다. 지나치게 비대한 검찰 권한을 분산하고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개혁의 방향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문 총장은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 설치에 대해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찾을 수 있다”고 했고,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두고는 “검사가 수사하지 않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이견을 표출한 바 있다. 수사·기소 전 과정을 투명하게 통제받겠다는 수사심의위원회 구성이란 것도 현재의 수사권·기소권을 그대로 갖고 가겠다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혹시 과거사 사과가 검찰개혁에 적대적인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면 큰 오산이다.

검찰개혁은 아직 멀었다. 진정한 환골탈태는 이런 몇 가지 조치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공룡기관의 막강한 권한을 그대로 둔 채 보여주기식 조치 몇 가지로 개혁 운운하는 것은 속임수에 불과하다. 지금은 검찰권력을 분산하고 민주적 통제를 위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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