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나드는 대기오염물질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든 국경을 훌쩍 넘어버리는 월경성(transboundary) 오염물질은 관할권의 충돌과 오염원인-피해 간 책임 충돌을 야기한다. 

자연의 원리에 따라 편서풍이라는 바람의 방향은 변하지 않는다. 즉 계절과 대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아시아 대륙과 중국에서 미세먼지와 월경성 대기오염물질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유입되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월경성 오염물질 저감의 비용과 편익, 국력과 여론의 비대칭성은 한·중 간, 더 나아가 아시아 지역의 환경 협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동아시아 지역 월경성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의 비전과 제도를 만들 것인가? 

필자는 2015년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체결된 파리협약(Paris Agreement)과 유사한 제도적 모델을 제시한다. 동북아 대기오염 협약은 생존을 위한 공동 목표 설정, 국가결정기여(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NDC), 재원 마련, 경험 공유, 이행의 측정·보고·검증(Measurement·Reporting·Verification)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제협약의 형태를 가져야 한다.

우선, 지금까지의 환경 협력의 결과물처럼 협력 강화 양해각서, 센터 설립 등의 결과물이 아닌 각 국가에 구속력 있는 다자간 국제협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참여 국가의 책임과 피해 배상이 다자간 국제협약의 주된 내용이 된다면, 협약 자체가 형성되기 힘들 것이다. 

대신 자발적인 국가결정기여, 즉 자국 내에서 어느 정도의 오염물질을 언제까지 어떻게 줄이겠다는 것을 스스로 결정·공표하고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각국의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공동 저감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각국의 구체적인 저감 목표를 설정하는 데 필수적이다.  

협력의 내용은 경험 공유, 공동 재원 마련, 측정·보고·검증의 확립이어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미세먼지 배출 저감이 가능 혹은 불가능한가에 대한 기술과 정책 공유가 국가 자발적 기여 협약의 중추이다. 

미세먼지 저감의 성공 경험도 중요하지만 실패 경험도 공유될 수 있다. 또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기술, 정책, 인적 자원의 공유를 위한 재원 마련도 반드시 필요하다. 투명성과 측정·보고·검증 방안을 활용해 미세먼지 저감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당사자들과 함께 점검할 필요도 있다.

바람의 흐름은 막을 수 없어도, 관할권 내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거나 막을 수 있다. 한 국가가 아닌 지역의 모든 국가들이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하에서 산업계, 시민, 전문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현 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도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대기 환경을 누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태동 |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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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수산단의 대기업들이 측정치를 조작해 대기오염물질을 불법 배출한 사실이 적발되고, 행정당국의 관리감독에도 심각한 허점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서 전국 1위인 현대제철은 허용기준의 5배 이상을 초과해 시안화수소를 불법 배출하고, 오염물질 저감장치 고장을 숨긴 채 5년째 가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안화수소는 흔히 ‘청산가스’라고 불리는 독성물질로 일반적인 대기오염물질보다 인체에 더 유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은 환경부의 배출허용기준 강화조치를 무색하게 만든다. 환경부는 금년부터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의 배출허용기준을 최대 2배 강화했다. 그러나 ‘예외인정 시설’로 삼천포화력 1~6호기, 보령화력 1·2호기, 호남화력 1·2호기, 동해화력 1·2호기, 현대제철 등을 지정했다. 수많은 사업장에 유예나 면제 특혜를 주었다. 심지어 삼천포화력 5·6호기의 경우 강화 전 황산화물 기준이 100 이하인데 현재 140 이하를 적용한다. 

배출기준 자체도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예외적으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는 인천 영흥화력보다 여전히 2~4배 느슨하다. 영흥화력의 경우 2003년 강화된 기준이 이미 15년 이상 적용돼왔다는 점에서 전국의 모든 석탄발전소 배출기준을 영흥화력 수준으로 강화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부터 배출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예외를 금지하며 초과배출 부과금을 현실화해 미세먼지 원인물질의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특히 전국 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배출하는 충남의 경우 보다 적극적인 저감 대책이 필요하다. 충남도는 2017년 석탄발전소만을 대상으로 보다 엄격한 배출허용기준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너무 긴 탓에 금년부터 적용된 환경부의 배출기준 강화에 추월당해 적용되기도 전에 사문화될 상황이다. 지난달 늦게나마 제철업, 석유정제업 등을 포함한 것은 다행이지만, 2021년에야 적용될 예정인 조례의 배출기준은 현재 적용 중인 환경부 기준보다 20% 강화된 정도에 불과하다. 겨우 20% 강화로는 환경설비 개선이나 배출량 감축을 유도하는 효과가 전혀 없을 것이다. 

충남도는 적어도 배출허용기준을 2021년까지는 영흥화력 수준인 현재 환경부 배출기준의 50% 정도까지 낮추고, 2023년엔 30%까지 낮춰야 한다. 환경부도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을 답사해 매연을 맹렬하게 거대하게 내뿜는 굴뚝들을 바라보고, 미세먼지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위해 어떤 배출기준을 설정할지 고민해 보시라.

<신현기 |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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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 비나 바람을 기다린다. 하지만 미세먼지를 씻어내고 날려 보낼 정도의 비와 바람을 보기도 쉽지 않다. 지난 20일, 오랜만에 비다운 비가 전국적으로 내렸다. 기대했던 것만큼 미세먼지를 씻어내진 못했지만, 봄 가뭄만 생각해도 정말 단비였다. 바짝 마른 땅을 적시며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보며 얼마 전 미세먼지 대책으로 잠시 화제가 되었던 ‘인공강우’가 생각났다. 과연 이런 정도의 비가 인공강우로 가능할까? 인공강우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그 기술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개발된 놀라운 기술의 쓰임새를 본다면 이런 짐작도 무리는 아니다. 예상 못한 어떤 결과가 생길지도 모른다. 비 온 후 며칠간, 꽃샘추위를 몰고 온 바람 덕분에 비교적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미세먼지를 날려 보낼 정도의 바람도 인간의 기술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그 기술 또한 재앙이 될 확률이 높다. 

눈부신 발달을 거듭해왔지만, 인간의 기술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특정 목적으로 개발한 기술이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지, 우리는 잘 모른다. 전기를 생산하려고 만든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범이 될지 몰랐다. 기술의 부산물들이 서로 만나 다시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 우리는 잘 모른다. 기후변화가 대기 정체를 일으키고, 대기 정체는 비와 바람을 약화시켜 미세먼지 문제를 악화시킬지 몰랐다. 인간의 기술은 자연 질서를 쉽게 훼손하지만, 훼손된 질서의 복원에는 무력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원인은 그대로 둔 채 문제만 기술로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기술로 인한 부작용은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다. 문제가 될 때까지. 아무리 놀라운 기술을 동원한다고 해도, 무모하고 미련한 짓이 분명하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려도 국내 배출원의 15% 정도를 차지한다는 석탄발전은 좀처럼 줄어들 기세가 아니다. 노후 발전소 10기는 폐쇄키로 했다지만, 7기가 추가 건설 중이라 2030년까지 석탄발전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발전소의 추가 폐쇄 계획은 없고, 30기 이상의 발전소는 성능 개선으로 수명을 연장하려고 한다. 무엇이 이렇게 석탄발전소의 폐쇄를 가로막고 있는가? 지금 우리가 누리는 편익은 포기할 수 없다는 집착이나 타성이 아닐까. 그렇다면 미세먼지의 배출원은 우리 안에서부터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핵폐기물 임시저장소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으니 임시저장소를 더 만들자는 발상도 원인은 놓아둔 채 문제만 해결해보자는, 아니, 일단 문제를 피해보자는 태도다. 핵폐기물 문제의 해결책은 배출원인 핵발전소에서 시작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요즘 배출원인 핵발전소는 건드리지 말라는 ‘탈원전 반대’의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이렇듯 집요하게 탈핵을 막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핵폐기물의 진짜 배출원도 우리 안에 있지 않을까? 4대강 문제의 근원은 16개의 보에 있으니, 해결책도 보 해체에서 시작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왕 만들었으니, 어떻게든 활용하자는 주장도 원인은 그대로 두고 문제를 무마해보자는 미봉책이다.

미국 대학의 한 연구팀이 대기에 뿌린 미세입자로 햇빛을 차단해서 기후변화를 막는 연구를 한다고 한다. 이 연구도 원인은 놓아둔 채 문제만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기술이 지구에 미칠 다른 영향은 알 수가 없다. 창의적인지 모르겠지만 무모하고 미련한, 오만하고 섬뜩한 발상임은 분명하다. 

문제의 근원을 찾아 대면하는 것은 분명히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리 환영받지도 못하는 주장이다. 맞는 말이지만,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삶을 모색하라는 요구를 피할 수 없게 한다. 하지만 우리 안에서부터 근원을 ‘발본’하고 ‘색원’하지 않는 한, 진정한 문제 해결도 변화도 없다.

<조현철 신부·녹색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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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날이 잦고, 장기화되고 있다. 물론 중국 탓도 있으나 기후변화로 ‘에어커튼’ 효과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배출원의 미세먼지 유발로 마치 밀폐된 온실에서 연탄을 때는 것처럼 증폭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미세먼지 증폭효과가 가시화된 만큼 주요 배출원인 발전과 수송 부문의 근본적 개선이 절실하다. 특히 석탄발전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무려 40%를 차지하며 미세먼지 유발물질의 주요 배출원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에 한해 몇몇 석탄발전소의 출력을 약간 줄이는 것에 머물고 있다. 석탄화력을 퇴출시키는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정치권에서 석탄화력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고립된 국내 전력망에서 출력 조절이 안되는 원전을 더 늘리자는 주장은 마치 기어가 고장난 자동차로 고속도로에 들어가라는 것과 같다. 사실 화력발전소들이 매 순간 전력 수요 변화에 따라 자동출력조절을 하며 전력망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간헐적인 재생에너지의 증가 추세에 더해 원전까지 더 늘어나면 전력망 유지가 매우 어려워진다. 재생에너지의 전력 공급 비중이 20%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멀쩡한 ‘디아블로’ 원전을 폐쇄하기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작대교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에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따뜻한 공기가 서해바다를 지나며 만들어진 안개가 서해안과 내륙지역에 넓게 깔렸다. 포근한 날씨 속에 당분간 미세먼지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_ 연합뉴스

반면 가스발전은 석탄 대비 적은 미세먼지 배출과 높은 기동성으로 단기간에 석탄발전을 대체할 유일한 대안이다. 그러나 독점사업자인 가스공사로부터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해야 하는 한전 발전자회사들은 가스발전으로 석탄발전을 대체할 수 없다. 사실 1980년대부터 정부는 신속한 도시가스 보급을 위해 가스공사로 하여금 주택용 가스비용의 상당량을 한전에 전가시키도록 해왔다. 덕분에 국내 주택용 가스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9위로 저렴하고 도시가스 보급률은 세계 3위이다. 하지만 발전용 가스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다. 때문에 한전 발전자회사들은 해외에서 가스를 직접 도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정부 당국은 불허하고 있다. 도시가스 보조가 줄어들면 뒤따를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수송부문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국내 66만여대의 중대형 화물차는 나머지 2200만여대의 자동차를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배출한다. 정부가 20년 가까이 이들 중대형 화물차에 연간 1조6000억원대의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국내 트럭의 화물수송 분담률이 OECD 최고 수준에 이를 정도로 커진 결과다. 일각에서 경유세 인상으로 미세먼지를 줄이자고 하지만, 경유세가 오를수록 화물차 유가보조금도 자동 인상되어 저감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외면한 공허한 주장이다.

결국 정부는 과거의 관행 때문에 최대 미세먼지 배출원이 줄어들지 않게 스스로 옭아매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했다면,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석광훈 | 녹색연합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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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12월 런던 스모그 사건이 떠오른다. 단 7일 동안 석탄 연소에 따른 스모그 현상으로 1만2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환경 재앙.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었고 수도권과 세종, 충청도에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7일 연속 발령되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가능한 방안 총동원’을 주문하였다. 7일의 먼지 지옥.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한다. 그 위해성이 명백하다. 1952년 런던의 재앙이 2019년 한반도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비상한 재앙’에 ‘비상한 조치’를 취했는가. 작년 한국 정부와 미국 항공우주국이 공동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의 52%가 국내에서 생성된 것이었다. 또한 ‘2차 미세먼지, 즉 오염원으로부터 배출된 이후 화학반응을 통해 크게 증가하는 미세먼지는 지역 내 오염원이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이었다. 단일 배출원으로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범은 석탄화력발전소이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과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별 실효성이 없었던 것은 국내 ‘지역 내 오염원’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심하게 곪은 환부를 도려내야 할 큰 수술인데 감기약만 처방하는 꼴이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3월6일 (출처:경향신문DB)

미세먼지 재앙은 석탄화력과 경유차, 나아가 화석연료 퇴출에서 출구를 찾아야 한다. 기후변화의 원인과 똑같이, 미세먼지는 화석연료의 불편한 찌꺼기 때문에 발생한다. 화석연료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을 선택해야 한다. 인공 강우를 뿌리고, 대형 공기청정기를 달고, 거리를 청소하는 수준으로 해결할 수 없다.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선포하고 60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며 강제 차량 2부제, 내연기관 퇴출만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비상조치인 것이다. ‘탈석탄화력, 에너지 전환’의 정책 기조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국가 차원의 ‘탈석탄위원회’ 구성은 시급한 과제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을 국정과제로 걸었다.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임기 내 폐쇄,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건설 중이거나 계획 단계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무려 20곳이다. 정부는 석탄발전량 비중을 2017년 기준 45.5%에서 2030년 36.1%로 낮춘다는 계획이지만, 오염물질 배출량은 꾸준히 늘 것이다. 향후 10년, 아니 그 이상이 지나도 우리는 미세먼지 공포 속에 허덕거려야 한다. 독일은 2030년 재생 발전 65%를 목표로 하고, 유럽연합은 2050년 전력의 8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생산·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는 2022년까지 석탄발전을 모두 폐쇄한다. 영국은 2040년부터 가솔린과 디젤 차량의 판매를 금지한다. 폭스바겐은 204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한다. 한국은 어떤가. 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에 따르면,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25~40%로 제시되었다. 석탄화력은 늘고 재생에너지는 더딘 상황, 한참 잘못되었다.

탈석탄화력, 태양과 바람의 길을 갈 것인지 미세먼지 지옥에서 살 것인지, 우리의 삶과 지구의 운명이 걸린 절박한 갈림길이다. 국민 생존권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야 정치인, 환경 관료가 책임지지 않는다. 미세먼지는 민감·취약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와 시민,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사회 대변혁을 강하게 요구할 때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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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미세먼지 상황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5일 전국 곳곳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정지역’ 제주도에서도 지난 4일부터 처음으로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동됐다. 학교에서는 실외수업을 중단하는 일이 속출했고, 상당수 시민들도 약속을 취소하고 발걸음을 집으로 돌렸다. 하지만 실내 미세먼지 농도도 바깥과 다를 바 없어서 시민들은 적잖은 불편과 공포를 느끼고 있다. 미세먼지의 피해 범주도 확산되고 있다. 1급 발암물질로 인체에 대한 피해는 물론 시야 확보를 방해해 항공기 운항을 지연시키는 등 경제활동 전반에도 상당한 지장을 주고 있다. 곧 본격적인 황사철이 되면 그 피해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이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금처럼 계속되면 국민 생명 안전에 지대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문제는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지난달 15일 미세먼지 특별법 시행에 따른 비상저감조치뿐이다. 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서울에서는 총중량 2.5t 이상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이 제한되고, 나머지 시·도에서는 공공기관 운행 차량에 대해서만 2부제를 시행한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려 해도 법적 근거가 없다.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치를 기록한 5일 용산 국립박물관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 뒤로 남산타워가 안개속에 가린듯 희미하게 보인다. 우철훈 선임기자

조 장관은 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경제활동이나 차량운행 제한도 필요할 것 같다”며 “법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지만, 전국적인 차량 2부제를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선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느슨하게 돼 있는 차량 운행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미세먼지를 대량 배출하는 민간 사업장에 대해서도 조업시간이나 가동률을 줄이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일단 시민이나 민간 부문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 뒤 추후에 법제화를 통해 강제 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에 이미 미세먼지를 자연재난에 포함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만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당장은 경제활동에 지장을 주고, 시민들도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생명을 위협하는 판에 불만만 제기할 수는 없다. 이번 미세먼지 사태는 대기 정체로 대기오염 물질이 축적된 상태에서 중국발 스모그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중국 요인이 크지만 중국 탓만 할 수는 없다. 우리 스스로 대책을 시행해야 중국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지난 1월 “미세먼지를 재난 수준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한낱 수사로 끝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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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한반도는 뿌연 먼지를 뒤집어썼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단위 ㎍/㎥)는 ‘나쁨’ 기준치인 80을 넘었다. 세종시는 한때 142였다. 몇 걸음을 걷다 보면 목이 따끔거리고 눈이 침침해졌다. 이런 날들이 이제 ‘일상’이 됐다. 한반도에서 점점 더 숨쉬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서울이 61일, 전국적으로는 300일이 넘었다. 미세먼지가 ‘사시사철 불청객’이 된 것이다.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이미 전 세계 최악이다. 2017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한때 ‘나는 새도 죽음으로 몰았다’는 멕시코시티보다도 나쁘다. 미세먼지는 1군 발암물질로 사망률을 높이고, 생명을 단축시킨다. 폐렴·폐암은 물론 혈액에 침투, 심근경색·부정맥·뇌졸중·치매 증상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우리 경제의 동력도 위축시킨다. 먼지의 공포로 바깥출입이 줄면, 소비를 위축시키고 생산성은 하락하고 의료비용은 급증한다. 상황이 이렇다면 미세먼지는 국가적 ‘재앙’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처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미세먼지법’을 시행하고, 전담 조직을 출범시켰다. 그런데도 미세먼지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전국 곳곳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25일 오전 서울 세종로사거리 일대가 미세먼지로 뿌옇다. 김정근 선임기자

경유차 퇴출은 2030년까지로 그나마 공공부문에 한해서다.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지, 차량 2부제 실시, 조업단축은 임시처방일 뿐이다. 안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에 대해서도 대기질 정보 공유 등에 머물고 있다. 그러니 중국이 “서울 미세먼지는 서울에서 발생된 것”이라는 주장을 서슴지 않는 것 아닌가.

정부는 이제라도 강력한 외교정책을 통해 미세먼지의 중국 유입 차단책을 세워야 한다. 국내 배출 주범인 산업현장 배출관리 대책과 함께 국내 발전 비중에서 43%를 차지하는 석탄화력의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도 서둘러야 한다. 인공강우와 대형 공기정화탑 등 미세먼지를 몰아낼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야 한다.

국민도 정부 탓, 중국 탓만 해서는 안된다. 에너지를 적게 쓰고, 차량 운행을 자제하고,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사람이 배출하는 것이다. 사람이 노력하지 않으면 미세먼지는 줄지 않는다. 그게 자연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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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이 핫하다. 지난달 10일부터 고교생들이 ‘기후를 위한 낙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럽연합 본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학생과 어른들도 가세하여 이 시위는 매주 목요일 4주째 계속되고 있다. ‘기후를 위한 젊은이들’로 이름 붙여진 시위대답게 “우리는 기후보다 더 뜨겁다” “나의 미래를 불태우지 마라” “공룡도 멸종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 “학교 빼먹기? 미래를 위해 싸우기!”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기후변화를 늦추자고 외친다.

지난해 12월2일부터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기후변화 당사국총회가 맥없이 끝난 뒤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로 시작된 일이다. 올 초 다보스포럼에 스웨덴 고교생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구온난화를 막자고 연설한 것도 독일, 스위스 등으로 시위가 확산되는 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이 기세가 한반도에 도달하지 못할 것은 확실하다. ‘스카이캐슬’ 때문에.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24차 당사국총회가 개막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민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브뤼셀 _ 로이터연합뉴스

1995년 13명이 죽고 5000여명이 부상한 ‘옴진리교 지하철 독가스 사린 테러사건’에 충격을 받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인터뷰하며 일간지에 기고를 하였다. ‘폐쇄회로와 개방회로’라는 제목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소위 엘리트들이 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가담하게 된 이유를 분석한 글이었다. 이 글에서 작가는 옴진리교 같은 사이비 종교들을 폐쇄회로에 비유하였다. 입구는 있으되 출구는 없는 언더그라운드. 그곳은 완벽한 세계처럼 보인다. 고립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라면 모든 사물의 이치는 명백하기에 교주에게 맹종한다. 그것이 평화를 주고 안식을 주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실재하는 세상은 개방회로의 사회다. 이곳의 세계는 불안하고 혼돈스럽다. 그러나 생각이 열려 있어서 설령 결점투성이라 할지라도 누구나 자기 삶의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하루키식으로 보자면 스카이캐슬의 사람들은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일까?

다시 벨기에로 돌아가서, 그 고교생들이 기후변화 문제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면 누군가 선동했더라도 시위에 나서지는 못했을 것이다. 자신들이 살아갈 가까운 미래가 지구온난화로 위협을 받는다는 사실에 절박하지 않았다면 그토록 재기발랄한 슬로건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지난달 30일 미 북서부의 체감온도는 영하 50도에 육박하였다. 추위 때문에 땅속 수분이 얼어 부피가 팽창하면서 마치 지진처럼 ‘충돌음’이 울리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반면에 남반구 호주는 연일 48도가 넘는 폭염으로 더위를 피해 뱀들이 사람 사는 집으로 피난을 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북반구와 남반구의 온도 차이가 거의 100도에 이른다니 상황판단 제대로 한 유럽의 고교생들이 기특하다. 한편 캐슬에 갇힌 채 어떤 재난이 닥칠지 걱정할 겨를도 없이 입시와 취업경쟁에 내몰린 우리 젊은이들이 안쓰럽다.

스카이캐슬뿐 아니라 우리 사회 자체가 이미 거대한 폐쇄회로처럼 보인다. 지난여름의 폭염과 현재의 미세먼지, 시한폭탄 같은 플라스틱 문제는 모두 하나의 뿌리, 석유·석탄에 기반한 탄소경제 시스템에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지난달 29일 정부는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23개 사업을 발표하였다. 대부분은 철지난 토건 사업, 사회간접자본 구축 사업들이다. 지금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현존하는 직업의 80%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때이다. 이럴 때 과연 토건 사업이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일까. 차라리 환경교육 예산을 늘려 기후변화에 책임감을 갖는 세계시민을 길러내고, 환경문제 해결을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만들어내는 청년 스타트업들을 육성한다면 사회‘직접’자본이 되지 않을까. 24조원의 백분의 일, 아니 천분의 일이라도 ‘기후변화 감수성’을 높이는 일에 쓰인다면 탄소경제의 컴컴한 폐쇄회로를 탈출할 디딤돌이 될 것이다. 선거연령을 대폭 낮춰 고등학생 정도라면 사회문제에 눈뜨게 하자. 세상을 바꾸는 건 청춘의 또 다른 의무다.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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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미세먼지 문제를 혹한이나 폭염처럼 재난 수준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손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특단의 대책을 지시했다. 미세먼지는 일상생활의 패턴을 좌우할 정도로 큰 문제가 된 지 오래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면 집 밖으로 나가기가 겁이 나고, 환기를 위해 문을 열 수도 없다. 숨 쉴 공기를 돈 주고 사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와있다.

한국의 초미세먼지는 가장 나쁜 수준이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서는 최악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핀란드보다 4배 높다. 한국 미세먼지의 발생은 인접국인 중국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중국의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한국에 영향을 주는 지리와 기후환경적인 요인 때문이다.

사흘 연속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서성일 기자

하지만 정작 중국은 한국 스스로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 21일 류빙장 중국 생태환경부 대기국장은 “(한국이) 맹목적으로 (중국) 탓만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말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부대변인도 “서울 스모그는 서울에서 발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의 미세먼지 발생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이는 사실 왜곡이다. 중국의 책임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서해상의 소청초 해양과학기지에서 미세먼지 오염원을 추적한 결과 발원지의 70%가 중국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을 입증하는 생생한 증거도 많다.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의 공기가 최악의 등급을 기록하자 곧바로 서울의 대기도 악화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지 않았다면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물론 한국의 공기질 악화는 누구보다 한국이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그렇다고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크다는 현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사실 부정이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양국의 공동노력에도 균열을 내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이나 중국 모두 미세먼지는 국민의 생명을 갉아먹고 건강을 해치는 공동의 재앙이다. 양국의 개별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중국의 협력적 자세를 촉구한다. 한국 정부도 말뿐인 대책을 넘어서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저감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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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란다. 몸만 크는 게 아니라 뇌의 기능도 성장한다. 피아제 인지발달론에 따르면 엄마가 눈앞에 없어도 사라진 게 아니란 걸 알려면 24개월쯤 지나야 한다. 호모 사피엔스에게 고유한 상상과 추론 능력은 13세 전후에 발달되는데 이때쯤 되면 체험 없이도 결과를 추론하거나 현재 사건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연역적 사고가 가능하게 된다. 성숙해진다는 건 아마도 현실 저 아래 거대한 뿌리를 볼 줄 아는 능력이 아닐까. 

지난 4일 삼성전자가 미세먼지연구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일 듯한데 반가운 일이다. 초대 연구소장을 맡은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부원장은 “이번 미세먼지연구소 설립으로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사회적 역량을 결집하는 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 역량을 결집’한다는 대목에 눈길이 갔다. 역량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조직심리학자 매클랜드 교수는 역량이란 기량, 지식, 태도로 구성되는 잠재적이고 종합적인 능력이라고 했다. 기량과 지식은 측정과 훈련이 가능하지만 태도는 개인의 기질이나 동기처럼 내면화된 것이라 필설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큰 사고를 겪거나 죽음을 앞두지 않고는 변화하기 어렵다. 미세먼지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역량이란 무엇일까.

OECD처럼 경제개발을 위한 조직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기후변화, 초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을 꼽고 있다. 작년 5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위험요소도 미세먼지였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는 아예 대놓고 환경, 필(必)환경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미세먼지에 관한 한 사람들의 관심과 지식 그리고 미세먼지 없는 쾌적한 환경에 대한 수요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세먼지에 대한 파편적인 지식들이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과연 무엇이 정확한 정보인지 판단해줄 신뢰할 만한 기관은 아직 없는 형편이다. 환경부도 신임 장관이 해결을 위해 몰입하고 있으나 국가가 보증할 만큼 적확한 원인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원인별 제거방안이 나올 수 없고, 설령 나온다 해도 입법절차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당연히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처한 상황별 미세먼지 대응방안도 공식적으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감정은 불안불안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세먼지 대응책은 누가 만들어낼 수 있을까. 정부? 지자체? 기업? 환경단체? 그도 아니면 각자도생?

지난 MB 정부 때부터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거버넌스가 붕괴됐다.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여파로 기업들은 정부나 시민사회단체와의 협력에 더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삼성 미세먼지연구소가 기술적인 해법을 넘어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사회적 역량을 모으는 데 일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포부가 삼성스럽지 않아 신선하다. 그럴듯한 선언으로만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대기업들이 선의로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기업의 경계를 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있다. 정부도 기업과 같은 거리로 시민사회와 연대해주기 바란다. 좀 더 많은 이해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들도 생겨났으면 좋겠다.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문명의 붕괴>에서 “환경보호론자들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집단인 대기업과 협력하지 않는다면 세계를 짓누르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동감한다. 미세먼지를 포함해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와 기업은 물론 고양이 손이라도 잡아야 한다. 최근 개편한 청와대 비서실에서도 유념해주기 바란다.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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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재난을 우려하는 연구 결과 두 편이 19일 공개됐다. 하나는 미국 하와이대 등 국제연구진이 기후변화 전문 학술지인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발표한 것으로 지금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세기 말 일부 연안 지역에는 최대 6가지의 재해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경우 홍수, 해양의 화학물질 오염, 온도 상승, 해수면 상승 등 4가지의 중대 재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또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에 남극 대륙 빙하의 녹는 속도가 10여년 정도 늦춰지겠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재난 등 부정적 영향은 더욱 클 수 있다고 했다.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암울한 미래에 대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시민의 일상생활에까지 파고든 지 오래다. 재난 수준인 미세먼지도 지구온난화 탓이 크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대기의 흐름이 원활하면 바람에 흩어진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상공의 강한 제트기류의 흐름이 끊기고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를 높여 피해를 키운다는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지난여름 한국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폭염이 나타났다. 이것도 온난화에 따른 제트기류의 변동 때문이라고 한다.

전 지구적인 온난화 추세보다 한반도 온난화가 더 급속하게 진행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구의 평균기온이 20세기 이후 112년간 0.89도 상승했지만 한국은 1912년부터 2010년까지 89년간 약 1.7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의 해수면 상승속도도 지구 평균치보다 빨랐다.

하지만 정부의 온난화 대책은 ‘남의 집 불구경’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가하다. 지난여름 기후변화 분석기관인 기후행동추적은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매우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너무 낮고 방법도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를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늘고 있는 실정이니 더 무슨 말을 하겠는가. 자원절약이나 재활용 등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시민의 활동도 활발하다고 할 수 없다. 온난화를 포함한 기후변화는 미래 세대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재앙 경고를 결코 흘려듣지 말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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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일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핵심은 고농도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경유차 퇴출이다. 공공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경유차를 없애고, 민간부문에서도 경유차 폐차지원을 통해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저공해 경유차에 제공해온 주차료·혼잡통행료 등 인센티브도 없애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 때 시작한 ‘클린 디젤’ 정책을 공식폐기한 것이다.

정부는 또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중지 대상을 확대해 미세먼지를 줄이며, 미세먼지 차량 2부제 대상에 민간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미세먼지를 재난상황으로 보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시민의 일상생활과 건강이 미세먼지로 위협받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의 마땅한 소임이라 할 것이다.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6일 마스크를 착용한 한 시민이 서울 시내를 지나고 있다. 강윤중 기자

하지만 정부의 이번 대책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뗀 수준에 불과하다. 경유차나 석탄화력발전소는 많은 오염원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지난해 7월 한·미 공동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고농도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유해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분야는 산업현장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이어 수송 28%, 생활 19%, 발전 15% 등의 순이었다. 산업현장이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인 셈이다. 다른 조사에서는 전국의 자동차에서 1년간 나온 초미세먼지의 총합보다 전남 광양의 금속산업에서 나온 게 많았다는 결과도 있다. 산업현장의 미세먼지 배출관리가 자동차나 화력발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경유차 감축이나 화력발전소 가동중지의 경우 추진 과정에서 일정 부분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유제철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이 8일 발표된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발 미세먼지를 빼고 말할 수 없다. 전체 미세먼지 발생에서 40%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정부대책은 우리의 환경기술을 적용한 협력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이런 정도로 중국발 미세먼지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좀 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은밀한 살인자’로 불린다. 장기간 노출되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환경 문제 가운데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이 82.5%로 가장 많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서는 산업생산과 개인의 경제활동에서 상당한 양보가 필요하다. 정부만이 아니라 전 국민적 차원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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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지난 6월28일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의 후속조치로 ‘미세먼지 다량 배출사업장 배출 허용기준 최대 2배 강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석탄화력발전소, 제철업, 석유정제업, 시멘트제조업에 대해 초미세먼지(PM2.5)를 발생시키는 먼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의 배출 허용기준을 최대 2배 강화하여 2019년 1월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전국의 모든 석탄화력발전소의 배출기준을 최대 2배 강화한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강화하더라도 예외적으로 엄격한 배출기준을 적용받는 영흥화력에 비해서는 대략 2~4배 느슨해 아쉽다. 현재 영흥화력은 수도권 대기환경개선특별법을 근거로 다른 발전소에 비해 배출기준이 최대 거의 5배까지 엄격하다(배출량이 많은 질소산화물의 경우 배출기준이 70ppm인데 영흥화력은 15ppm). 이는 다른 발전소들도 영흥화력 수준으로 배출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도권에 소재한다고 하여 영흥화력만 배출기준이 유독 엄격한 것은 대기오염물질의 확산 속성을 무시한 것이며 민주주의의 성숙에 걸맞지 않는 차별적 불합리한 정책이다. 따라서 전국의 모든 석탄화력발전소 배출기준을 영흥화력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또한 환경부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서 현재 수도권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총량제를 내년 상반기까지 충청, 동남, 광양만권까지 확대 실시하겠다고 했는데,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입법하여 실효성 있게 시행해야 한다. 미세먼지 다량 배출 사업장들은 경제성만 고려할 게 아니라 환경적, 건강적 측면에서도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윤리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배출량 감축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편 충남도는 환경정책기본법 12조를 근거로 작년 6월30일 선제적으로 배출기준을 강화하는 ‘충청남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에 관한 조례’를 공포했다. 그러나 조례의 배출기준은 이번 환경부 배출기준과 비슷하지만 적용 시기는 2021년으로 오히려 2년 늦어 환경부 정책에도 뒤처지는 의미 없는 조례가 되었다.

출처: 경향신문DB

환경부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충남은 지난해 기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1위였다. 사업장별 배출량에서 전국 2위인 현대제철, 3위 태안화력, 5위 보령화력, 7위인 당진화력 등이 밀집해 있다. 따라서 조례 제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허용기준을 3~4년 내에 영흥화력 수준으로 강화하고, 제철업과 석유정제업도 강화하도록 조례를 조속히 개정하기를 촉구한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보령화력과 서천화력의 미세먼지 최대영향지점은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 부근이다. 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대부분의 시·도에서도 지역의 배출 특성을 감안하여 주민의 환경권을 지키는 조례 제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신현기 |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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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경보나 주의보 발령이 거의 일상화되고 있다.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아토피, 비염은 물론 각종 호흡기질환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세계보건기구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미세먼지를 포함해 환경, 기후변화, 에너지 문제 해결이 화두인 시대에 철도는 대표적인 환경친화적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승용차와 기차(KTX)로 이동할 경우를 비교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차가 승용차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소나무 12.4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기차는 환경 친화성, 대량수송, 안전성, 에너지 효율성을 고루 갖춘 교통수단이다. 많은 교통 전문가가 미래의 대안으로 철도를 첫 손에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세계 각국은 친환경 녹색성장을 견인하는 철도 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제2의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독일·중국·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는 대규모 철도 인프라를 건설하고, 철도 산업 발전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코레일은 공공기관 최초로 ‘올해의 녹색상품’에 7년 연속 선정됐고, 철도 시설의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한 실내 공기질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해 본격 시행 중이다.

한가위를 맞아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고향을 찾을 많은 시민들이 차 안에서 또는 기차 안에서 가족과 함께 환경을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보면 좋겠다.

<김동석 | 코레일 청량리열차승무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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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공포로 대기질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관심도는 매우 높아졌는데, 언론의 호들갑과는 달리 오히려 미세먼지 농도는 1990년 이후 최근까지 점진적 개선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 문제가 연일 계속되는 것은 2013년 이후 개선이 답보상태를 보인 시기와 맞물려 호흡기 질환 사망자 증가율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한다.

사람들이 환경문제를 인식하게 되는 시점은 이미 손쉬운 해결에서는 한참 벗어난, 자신 또는 주변에 문제가 일어났을 때가 대부분이다. 대기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호흡기계통 질환 사망률은 미세먼지가 크게 좋아지던 시절인 1990년 이후에도 지속적 증가를 보였으며 2010년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폐렴에 의한 사망자는 1990년 전체 사망자의 6%에서 2010년에는 15%로 증가하였는데 이후 2015년에는 29%로 껑충 뛰었고 전체 호흡기 질환 사망자는 50%를 넘어섰다. 사망자 두 명 중 한 명이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니 미세먼지가 좋아졌다는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수치와는 달리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는 더욱 커졌는데, 이유는 모든 대기오염 문제를 대표하는 단어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미세먼지”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출처:경향신문DB)

미세먼지의 감소를 고려하면 최근 급격한 호흡기 질환 증가의 주된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위에서 언급한 기간 동안 감소된 미세먼지와는 달리 대표적 호흡기 질환 물질인 오존농도는 서울시 기준으로 두 배가 증가했다. 도심 오존은 질소산화물이 자외선과 결합하여 생성되기 때문에 다량의 질소산화물을 발생시키는 화석에너지 사용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미세먼지와는 달리 오존이나 질소산화물은 가스상 물질로 마스크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대처할 수도 없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화석에너지 저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이며 이 중 시급히 개정해야 하는 것이 자동차 관련 과세문제이다. 오존농도 상승과 디젤차량의 증가, 호흡기 질환 사망자의 증가 추이가 매우 높은 관계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소상공인을 위해 트럭의 연료인 경유에 낮은 세금을 부과한다. 이것이 유가상승과 클린디젤이라는 세계적 흐름과 맞물려 2010년 전체 차량의 36%이던 디젤차량이 2017년에는 42%를 훌쩍 넘어섰다. 심지어 다른 나라와 달리 디젤게이트 발생 이후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디젤차량의 급격한 증가는 고급 승용차와 레저를 위한 SUV차량이 주도해 유류세 정책의 본래 목적과는 달리 부자나 일반인의 세금혜택 수단으로 전락되었다. 정유사와 자동차회사들은 디젤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휘발유와 별 차이가 없다고 홍보한다. 이는 모든 대기오염을 ‘미세먼지’라는 말로 인식하는 데에서 발생한 호도인데, 미세먼지 배출량 차이가 많지 않다고 하여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같다는 것은 분명 아니다. 디젤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휘발유의 무려 10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도심의 급격한 오존농도 증가와 관련된다. 같은 디젤차량으로 대체될 노후경유차 조기폐차보조금이나 허울뿐인 저감장치에 보조금을 줄 상황이 아님은 물론 환경개선부담금을 폐지할 상황도 아니다.

대책은 휘발유와 동등하게 유류세를 부과하는 데에서 시작되어야만 한다. 최악의 대기오염국가에서 오염을 감내하면서 이들 차량에 세금혜택을 줄 이유는 없다. 디젤에 부과하는 세금을 당장 올리지 못한다면 최소한 차종을 구분하여 승용차에 할인해주는 세금은 환급받아야만 할 것이다. 평균 주행거리를 감안하면 차량 1대당 연간 30만~50만원 정도가 된다. 만성적 대기오염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다. 국민들도 개인의 작은 이익을 위한 선택이 모두의 불행으로 돌아옴을 인식하고 에너지 절약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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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민들이 불안을 느꼈던 위험요소 중 으뜸은 미세먼지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 남녀 3839명을 대상으로 각종 위험에 관한 불안수준을 측정했더니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가장 높은 3.46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경제침체’(3.38점), ‘북핵’(3.26점), ‘고령화’(3.31점), ‘지진’(2.73점)을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4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미세먼지 속 마라톤을 중지해야 한다는 기자회견과 함께 미세먼지 속에서 마라톤을 하다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하고있다. 연합뉴스

조사가 진행된 2017년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가 전쟁위기 국면에 빠졌던 해다. 게다가 2016년 경주에 이어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도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하는 등 자연재해가 잇달았다. 그러나 시민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위기와 빈발하는 지진 등 자연재해보다 미세먼지를 더 심각한 위험요소로 꼽았다. 2016년 이후 미세먼지 증가현상이 나타나고, 이를 둘러싼 오염원 논쟁 등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북핵이나 자연재해가 잠재적인 위험요소였다 해도 매일매일 숨 쉴 권리까지 위협하는 미세먼지야말로 가장 심각한 불안요인이라는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2060년 한국의 대기오염 조기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00만명당 1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치도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늘 중국 탓으로만 돌렸던 미세먼지 책임론이 1~2년의 논쟁 끝에 국내외 복합적인 요인으로 정리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아직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사회시스템도, 시민의식도 부족하다. 여전히 ‘중국발 몇%, 국내요인 몇%’ 등 숫자 타령에 품을 들이고, 마스크 착용과 외부활동 금지 등의 초보적인 대책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어린아이나 노인들에게 미세먼지가 더 위험한지, 혹은 마스크 착용에 따른 산소부족과 호흡곤란이 건강에 더 해로운지 제대로 검증해보지도 않았다. 1년에 단 며칠인 미세먼지 고농도일의 일평균 값을 낮추기보다는 연평균 값, 즉 평상시 농도를 낮추는 것이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 감소에 6~10배가량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고농도일의 강제 차량 2부제도 단기대책으로는 쓸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평상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만드는 근본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2040년까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하겠다는 영국과 프랑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시민들도 당국의 정책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된다.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적다 하더라도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면 시민도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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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여년 전쯤부터 시작되었을까? 쾌청한 하늘을 보는 것이 운 좋은 하루의 시작일 줄이야.

요즘, 젖먹이 아기들은 어른도 목이 따가울 정도의 미세먼지를 피해서 공기청정기에 의존해 살아가고, 초등학생들은 매일 아침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는 풍경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아이들이 이 나라에서 얼마나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암울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지난 10년간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우리가 나라에 혈세를 납부하고 목숨을 걸고 군복무를 하는 것은 국가가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준다는 믿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결국 무능한 정부는 촛불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이는 사람들의 생명, 건강과 직결된 민생을 돌보지 못하고 해결능력이 결여된 무능한 정부는 존재가치가 없다는 것을 한국 헌정사에 각인시킨 것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1월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차량2부제의 민간 참여 법제화와 실질적인 교통수요관리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지윤 기자

그렇다면 최근 서울시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 시행한 대중교통 무료이용 정책은 어떠한 평가를 받을 것인가? 물론 정부가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사전에 그 비용과 효과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의 이번 정책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고 시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모두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문제의 심각성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인류사회의 진보는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다소의 논란이 있었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되었다면 무대책과 무능력으로 일관하는 정부와 비교할 수 없는 일이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중교통 이용촉진 정책은 이미 해외에서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대중교통 무료이용과 강제 2부제를 병행하였으며, 최근에는 운행 중인 자동차를 대상으로 친환경 등급제를 통하여 일정한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적절하게 혼합함으로써 미세먼지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대만과 벨기에의 브뤼셀도 이러한 방식으로 미세먼지를 퇴치하기 위한 시책을 부분적으로 시행 중이거나 예정하고 있다. 결국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후한 경유차량 등의 운행을 가능한 정도로 억제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는 것인데, 이는 이미 글로벌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장이 시민사회 출신이고 포퓰리즘에 매몰되었다는 식상한 비판보다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보다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미세먼지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최근 서울시가 제안한 차량 자율 2부제와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자동차 배출가스 친환경 등급제 등은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해법에 대해 시민들의 컨센서스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환경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람들에게 명령하고 강제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협치와 소통을 근간으로 하는 오늘날의 행정문화에서 일정한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등장한 것이 경제적 유인정책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시장메커니즘을 활용하는 수단들이며, 이들은 모두 환경을 보호하고 우리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

사람들을 겁박하고 계도하는 정책은 이제 우리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 사람들의 시민의식이 너무도 성숙했고, 민생 문제에 헛발질하는 정부를 차갑게 외면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국민의 의무’와 같이 무엇인가 공동체주의로 옥죄는 용어를 거부하고 공화제에 대한 실천적 이성을 간직하면서도 우리 모두의 행복과 삶의 질을 우선하는 매력 있는 정부를 선택하는 현명한 정부소비자들이 된 것이다.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필요한 합리적 수준의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제도의 시행으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깨어 있는 정부소비자로서 과연 어떤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비전과 능력이 있는지 지켜볼 것이다.

<김성수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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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투 운동으로 수많은 ‘권력’이 아우팅되고 있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힘깨나 쓰게 되면, 자제력 결함을 더불어 장착하게 되는 것일까? 매일 몇 건씩 터지는 사건들을 접하다 보면, 이런 위험한 생각이 절로 든다.

힘 있는 남성을 고발하는 여성들이 느끼는 공통된 감정은 분노이다. 그리고 그 분노는 무력감을 기반으로 한다. 사람이 무력감을 자체적으로 해소하기는 힘든 것 같다. 그것은 내면에 침착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몸집을 부풀리다가, 결국 거대한 분노로 분출된다. 특히 집단 무력감의 경우 예외 없이 그랬던 것 같다.

지난달 27일 추위가 물러가자 미세먼지로 뿌연 서울시내를 배경으로 등산객들이 인왕산을 오르고 있다. 이상훈 기자

미투 운동의 여파는 한 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매일 다른 지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흥행한 <1987>이라는 영화는 독재 앞에 무력했던 시민들이 어떻게 폭발하게 됐는지 보여준다. 그런데 이 파급력 있는 사회적 무력감이라는 씨앗을 ‘미세먼지센터 창립식’이라는 의외의 장소에서 발견했다. 적절히 해결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터질 활화산의 단초를 미리 해결하자는 바람으로 이를 공개한다.

‘미세먼지센터’는 환경재단이 미세먼지 해결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자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미세먼지 전문 비영리센터이다. 지난 2월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식을 열었으며, 400여명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이날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이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의 걱정’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인 그는 미세먼지에 관한 대한민국 국민의 고민과 걱정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해냈다.

그의 분석 결과는 이러하다. 2013년 이후 증가된 공기에 대한 관심은 그 지속기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또한 관련 키워드(먼지, 미세먼지, 하늘, 환경, 수치 등)의 개수와 순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미세먼지에 대한 담론은 가장 소중한 존재인 어린 자녀와 직결되어 있었고, 부모는 자식을 어떻게 보호할지 몰라 방황한다. 결혼, 취업, 육아와 출산을 포기한 N포세대의 경우 이 모든 포기의 원인 중 하나로 미세먼지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미세먼지의 원인에 관해서는 중국, 공장과 같은 외부적 요소의 비중을 현저히 높게 보고 있었다. 이로 인해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심리는 강화되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는 무능하다 여기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의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나 선진국에 비해 한참 느슨하다고 하니 파란불을 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외 활동 모두에 제약을 받으면서도, 그 대처는 소극적인 방책밖에 없다. 한마디로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 주목할 것은 국민감정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는 무섭고 힘들고 아프다. 몸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아프다. 2013년에 비해 2017년, 미세먼지와 관련하여 우울증의 언급이 22배나 증가하였다. 2015년 삼성서울병원 김도관 교수 연구팀은 1주일을 기준으로 부유 먼지(PM10)가 37.82㎍/㎥ 늘어날 때마다 국내 전체 자살률이 3.2%씩 늘어난다는 조사를 발표한 바 있는데, 빅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민과 관련한 언급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앞에서 사람들은 무력감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지속적으로 우리 내면에 침착되어 분노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이 언제까지나 무력한 상태로 견디고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는 옆 나라 중국에서 강력한 정책으로 공기질이 변하고 있다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다. 언제까지 자구책으로 마스크에 의존하고, 더 비싼 제품을 사들이며, 공기질을 알려주는 앱만 들여다볼 수는 없다.

올봄 우리가 어떤 질의 숨을 쉬게 될지에 따라 커다란 파장이 예고된다. 미투 운동의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이 어쩔 수 없으니 참고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고 터질 것은 터진다. 정부는 미투 운동을 교훈 삼아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의 무력감이 확대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지현영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사무국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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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참으로 추웠다. 살을 에는 추위가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올겨울 한파는 바로 기후변화 탓이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된 탓에 북극의 찬 공기가 한국이 속한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다. 한파가 말해주듯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일, 북극곰이 사는 저기 먼 곳의 일만이 아니라, 현재 여기서 일어나는 우리 문제다. 최근 들어 부상한 심각한 환경문제는 미세먼지다. 일상에서 직접 체감하는 미세먼지는 훨씬 우려스러운 문제로 다가온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이 두 문제의 발생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화석연료다. 기후변화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주된 원인물질이고 미세먼지도 화력발전이나 차량 운행에서 상당 부분 기인하기 때문이다. 특히 석탄화력발전과 경유 연소가 주요 원인이다. 두 문제 모두 절약과 효율 향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 재생가능에너지 이용을 늘려나가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

전기나 도시가스, 자동차 연료 형태로 에너지를 직접 소비하기도 하지만 모든 물건이나 먹거리를 만들고 수송할 때, 또 소비하고 남은 쓰레기를 처리할 때도 에너지가 필요하니 우리 삶은 에너지 소비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다른 환경문제와 달리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부 산업시설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 전체가 발생원이란 점도 닮았다. 해결을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를 포함해서 소비 규모를 줄이며 스스로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을 늘려야만 한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 중요하다. 직접 규제도 필요하고, 사회·환경비용을 반영한 세금 부과와 시간·계절에 따라 차등을 두는 계시별 요금제 도입 등 전기요금체계 개편도 필요하며,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 조정을 위한 유류세 개편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개개인의 실천도 중요하다. 효율 높은 제품을 사용해서 서비스 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도 있지만 작은 관심과 실천만으로 바로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소비도 적지 않다.

생활 속 사례, 하나: 요즘은 가는 곳마다 화장실에 비데용 변기가 설치되어 있기 일쑤다. 대개 변좌도 온수도 온도가 ‘고’로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비데용 변기 플러그를 사용하지 않을 때 뽑든지 절전형 스위치를 연결해서 꺼두거나, 적어도 온도를 ‘저’로 낮춘다면? 아낄 수 있는 전력이 적지 않을 것이다. 둘: 나는 직업상 회의 참석이 많다. 언제부턴가 회의와 세미나, 토론회 등에 가면 생수병에 항상 종이컵을 얹어서 내놓는다. 그렇게 해야 예의 있는 차림인 것처럼. 종이컵을 쓰더라도 두고 온 생수병에 남은 물은 모두 버리는데도. 종이컵만 줄여도 생활폐기물 발생이 확 줄 것이다. 셋: 올겨울 한파에도 불구하고, 실내 온도가 높아 여기저기서 땀을 흘릴 지경이었다. 내복을 입은 이에겐 불편을 넘어 불쾌할 정도로.

넷: 심지어 전문가들도 실천에 인색한 경우들이 있다.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은 대중교통보다 자가용 운전을 선호하고 연비 낮은 큰 차나 경유차를 모는 전문가도 있으니까. 대중교통은 누구더러 타란 건지.

어디 이뿐이랴? 지면상 다 나열하기 힘들다. 아마 독자 여러분들도 덧붙일 만한 사례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해결을 위한 비용은 지불할 생각도 없이 전기요금 정상화나 경유세 인상에 반대한다면, 낭비가 되든 말든 그냥 예전 그대로 편하고 편리하게 살기만 바란다면, 이 문제들은 누가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제도와 정책 모두 제대로 바뀌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 그 어느 것도 해결하기 어렵지 않을까?

<윤순진 서울대 교수 환경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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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지구촌의 문제다. 그래서 각국이 미세먼지와의 싸움에 나서고 있다. 대기오염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베이징이 가장 적극적이다. 미세먼지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각종 규제에 나선다. 적색경보가 발령된 2015년 10월에는 전기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에 홀짝제를 적용했다. 건축물폐기물 운반차량 운행도 금지했다. 도로청소 횟수를 늘렸고 폭죽이나 길거리 구이가 금지되기도 했다. 파리는 2015년 3월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지자 차량2부제를 실시해 차량의 통행을 규제했다. 대신 대중교통을 무료로 했다. 런던은 2016년 시내 전역의 대기오염 상태를 알려주는 경보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암스테르담은 대기오염 현황을 시각화한 ‘나무 와이파이’를 세워 오염수준을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틀 연속 ‘나쁨’을 보이면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로 출퇴근 시간 버스·지하철 요금이 면제된 15일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미세먼지는 황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의 4분의 1크기밖에 되지 않는다.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대부분 폐포까지 침투해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병은 물론 사망에도 이르게 할 수 있다.

서울시는 15일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시민참여형 차량2부제,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무료운행, 공공주차장 폐쇄 등의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5월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논의한 내용을 정책으로 반영해 이날 시행한 것이다. 그러나 첫 시행은 매끄럽지 못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이용객이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하철과 버스 승객은 미미하게 느는 데 그쳤다. 차량2부제도 미흡했다. 무료 지하철·무료 버스에 따른 서울시 비용부담은 50억~60억원 정도다. 이를 두고 ‘돈낭비’가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 시민건강은 금전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번 조치로 시민들에게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기회를 제공했다면 정책적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소요되는 엄청난 예산에 비하면 이 정도의 학습비용은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제는 학습비용을 줄이면서 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느냐이다.

<박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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