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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17 [여적]진정한 영웅본색, 저우룬파

사나이다움을 갈구하는 남성들의 ‘근육질 로망’에 화답한 영화가 한때 유행한 적이 있다. 1980년대 풍미한 홍콩 누아르다. 영화배우 청룽으로 대표되는 코믹 액션물이 유행할 때, 의리와 우정을 진득하게 그린 뒷거리 범죄영화가 출현한 것이다. 시작은 장궈룽, 티렁, 저우룬파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웅본색>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쌍문동5인방 ‘동룡이’가 4720번 보았다고 한 영화다. 동룡이에게 영웅은 저우룬파다. ‘까만 선글라스, 입에 문 성냥개비, 그리고 오버 핏의 바바리코트.’ 당시 남성들의 마음을 훔쳤던 아이템들이다. 영화에 대한 향수는 2008년, 2016년 재개봉으로 이어졌다.

영화 <영웅본색>의 한 장면.

저우룬파는 경제적으로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슬하에 친자도 없다. 그는 홍콩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청소나 채소농장일을 했고 아버지는 석유공장 노동자였다. 집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차를 파는 것을 도왔고, 오후에는 농장에 가서 일을 해야 했다. 호텔 벨보이, 우편배달부, 카메라 판매원, 택시운전사를 전전하기도 했다. 인생이 바뀐 것은 그가 출연한 지방 텔레비전 연속극 <상해탄>이 인기를 끌면서다. 그리고 1986년 <영웅본색>에 이어 <첩혈쌍웅> <도신> <가을의 동화> <와호장룡> <커리비언의 해적> 등 히트작을 냈고,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빈손으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스타다.

저우룬파가 지난 15일 전 재산인 56억홍콩달러(약 8100억원)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달 용돈 800홍콩달러(12만원)를 쓰고, 버스를 이용하면서 절약해 모은 돈이다. 기부 이유를 묻자 “그 돈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영화 <영웅본색>의 한 장면. 영화가 마지막을 향하는 시점에 악당들과의 일전을 벌이기 직전. 생과 사가 엇갈리는 순간이다. 죽을 가능성이 높다.

“신이 있다고 믿는가.”(티렁)

“믿어. 내가 바로 신이니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이 바로 신이야.”(저우룬파) 인간은 신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진정한 영웅의 모습을 보일 수는 있다. 누구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결정을 내린 저우룬파처럼.

<박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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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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