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문재인 대통령님도 비리 사립유치원 개혁운동에 함께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의 요지는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회계비리가 적발된 사립유치원들의 ‘범죄수익’을 환수하고, 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도록 대통령이 도와달라는 내용이다. 청원자는 지난 3월 유치원 집단 개학연기 사태 당시 활동했던 경기도 지역 학부모단체와 정의당 경기도당이다.

사립유치원의 설립 인가 및 폐원, 감사 및 처분 등에 관한 권한은 대부분 교육감에게 있다. 문제가 있다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에게 했어야 할 청원이 청와대까지 온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청원자들은 “경기도교육청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개학연기 사태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완패’로 끝나긴 했지만 사립유치원 문제는 사실상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가장 필요했던 ‘유치원 3법’ 개정은 국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유치원에 대한 에듀파인 도입은 법률 소송에 휘말렸다. 그나마 강도 높은 감사를 통해 사립유치원의 각종 비리를 밝혀낸 게 유일한 성과로 꼽히지만, 유치원 문제가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사이 감사마저 흐지부지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 사립유치원의 절반에 달하는 1800여개의 유치원이 있고, 신도시들을 중심으로 대형 사립유치원이 많은 경기도에서 말이다.

표면적으로만 봐도 경기교육청의 최근 감사는 비위를 적발하기 위함인지, ‘전수 감사 달성’이라는 전시 행정을 위함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감사 대상 기간을 ‘직전 5년’에서 ‘직전 3년’으로 줄여 비위가 극심했던 2014~2015년 회계장부에 대해선 면죄부를 줬다. “감사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감사 대상이 너무 많다”는 이유를 들어 본청에서 하던 감사 업무 일부를 산하 교육지원청에 넘겨줬다. 

감사 대상임을 통보받은 유치원들이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폐원 신청을 내는데도 “요건을 갖추었으니 안 받아줄 수 없다”며 족족 폐원을 받아줬다. 올해 폐원을 허가해준 52개 유치원 중 48개가 감사 대상 유치원이었다.

학부모단체와 정의당은 이 같은 감사 축소 의혹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경기교육청의 답변은 매번 “문제없이 잘하고 있다” “근거 없는 주장이다”라는 식이었다. 보다 못한 한 시민감사관은 “감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고 언론에 폭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기교육청은 “진상을 밝히겠다”면서도 진상규명에 앞서 해당 시민감사관의 업무를 정지시키고 직위해제부터 했다. 현행법상 공공기관에 제보한 게 아닌 이상 ‘공익제보자’ 취급도 못 받는 탓에 이 시민감사관은 보호받기는커녕 억울함을 호소할 곳조차 찾기 어려운 처지다.

교육청의 업무를 감시하고 문제가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경기도의회의 경우 감시는커녕 사립유치원의 이익을 대변하고 감사를 방해하기 위해 각종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기도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올해 교육위원회 회의록만 뒤져봐도 도의원들이 유치원을 어떤 방식으로 옹호해왔는지는 쉽게 확인된다. 이 문제 역시 학부모단체 등이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등에 수차례 이의를 제기했지만 민주당이 여태껏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결국 학부모단체가 찾은 곳이 국민청원이다.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기지 못하면 다른 수많은 청원처럼 잊힐 거 같아 이참에 이들을 대신해 물어보려 한다. 

경기도교육청, 그리고 경기도의회에는 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송진식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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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22일 국내 최대 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지난달 초 한유총 소속 유치원들이 개학연기를 강행하자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절차에 들어간 지 50일 만이다. 교육의 공공성을 저버리고 불법과 비리를 자행해온 한유총에 대한 설립허가 취소는 당연하다. 한유총으로서는 자업자득이요, 자승자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이 공익을 크게 해쳤고 사단법인 목적 이외의 사업을 수행했다며 법인 취소처분 이유를 밝혔다. 교육청은 한유총이 지난달 4일 유치원 개학연기를 강행하면서 어린이의 학습권, 학부모의 교육권뿐 아니라 사회질서를 심대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또 한유총이 수년 동안 어린이와 학부모를 볼모로 집단 휴·폐원을 주도하면서 사회불안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교육청은 이와 함께 한유총이 정관을 임의로 고쳐 모금한 특별회비를 궐기대회 등 집단행위 경비에 유용하는 등 목적 이외의 사업을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사무실에서 이정숙 서울시교육청 주무관(왼쪽)이 김철 한유총 사무국장(오른쪽)에게 한유총 법인 설립허가 취소 통보서를 전달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교육청이 지적한 법인 허가취소 이유 이외에 한유총이 저지른 비리와 불법 사례는 차고 넘친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비리 유치원 1878곳의 명단을 공개한 이후 국민은 한유총의 추악한 얼굴을 똑똑히 지켜봤다. 한유총은 ‘유치원 3법’을 막기 위해 궐기대회를 열면서 회원 유치원들을 강제동원하고, 법안 반대 의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회원 단체 대화방에 의원 후원 계좌번호를 올렸다. 자신들의 비리를 캐낸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에 대한 공무원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까지 받고 있다. 유치원 교육 단체가 했다고 믿기 어려운 모습들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법인 허가 취소 처분으로 1995년 설립한 사단법인 한유총은 24년 만에 법인 자격을 상실했다. 이로써 유치원 교육 정상화를 위한 걸림돌은 제거됐다. 이제 교육당국은 유아교육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 공공유치원을 확충해 유아교육의 안정성·공공성을 높여야 한다. 국회는 ‘유치원 3법’ 통과에 힘을 모아야 한다. 한유총은 유치원 교육단체로서 대표성을 잃었지만, 이익단체로 계속 활동할 수 있다. 문제는 한유총의 적반하장식 태도다. 한유총은 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 직후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법정에서 대표성 여부를 다툴 심산이겠지만, 명분 없는 소송은 회원 유치원까지 잃게 할 수 있다. 자칫 게도 구럭도 다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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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의 ‘집단휴원’을 선언했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결국 무릎을 꿇었다. 한유총은 4일 오후 “개학연기 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개학연기 투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유총 지도부의 강행 방침에도 불구하고 이날 개학연기에 참여한 유치원이 극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집계 결과 실제 개학을 미룬 유치원은 전국 사립유치원 3875곳의 6.2%인 239곳에 불과했다. 더구나 이들 유치원도 90% 이상이 자체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돌봄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독단과 아집으로 벼랑 끝 전술을 택한 한유총 지도부가 소속 회원들로부터 불신임당한 형국이다. 자업자득, 사필귀정이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3월5일 (출처:경향신문DB)

한유총의 개학연기 투쟁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 한유총은 ‘집단휴원’이라는 전가의 보도로 정부를 압박해 요구사항을 쟁취해왔다. 정부는 그때마다 보육대란을 우려해 타협책을 제시하며 갈등을 봉합했다. 하지만 상당수 사립유치원의 회계비리가 드러나며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에는 사태 초기부터 정부가 ‘무관용’을 선언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의 행태를 ‘공익을 해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결정했다. 교육부는 한유총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한편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는 개별 유치원들도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여기에 시민의 80% 이상이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등 한유총의 집단이기주의에 등을 돌렸다. 학부모들이 집회를 열고 손해배상 소송인단을 모집하는 등 ‘직접행동’에 나선 점도 한유총의 백기투항에 영향을 미쳤다. 시민과 정부의 단호한 대응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은 것이다.

개학연기로 인한 혼란이 하루 만에 마무리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한유총이 개학연기를 철회하면서도 “유치원 3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그대로 수용하면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걸 보면 불씨는 남았다고 봐야 한다. 정부는 사립유치원들이 다시 문을 여는 데 안도하지 말고, 유아교육의 새로운 틀을 짜는 작업에 진력해야 한다. 민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유아교육 현실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한, 학습권 침해 사태는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오랜만에 정상화된 국회도 유치원 3법부터 조속히 통과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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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의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도입에 대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반발이 도를 넘고 있다. 한유총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에듀파인 도입은 사유재산권 침해이자 재정 통제조치라고 주장하면서 25일 국회 앞에서 2만여명이 참여하는 총궐기대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한유총 회견 다음날 교육부와 국세청, 경찰청은 한유총의 집단행동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유치원 3법’ 처리를 놓고 대치했던 정부와 한유총이 에듀파인 문제로 2라운드에 들어선 양상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통해 올 3월부터 원아 200명 이상인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을 시범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각 시·도교육청은 산하 사립유치원에 공문을 보내 에듀파인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유총은 에듀파인이 사립유치원의 실정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유총은 에듀파인을 강행한다면 집단 휴·폐원도 고려하겠다며 협박까지 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한유총의 이런 행태는 예전처럼 불투명한 회계시스템으로 또다시 정부 지원금이나 학부모 교육비를 빼돌려 명품 가방을 사겠다는 뜻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지은 교육부 사립유치원공공성강화지원팀장이 3월부터 사립유치원에 적용될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듀파인은 유치원과 학교의 물품구입비, 급식운영비, 시설비 등의 회계를 국가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사립유치원이 국공립유치원과 각급 학교에서 시행 중인 에듀파인을 수용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에듀파인을 도입하면 회계투명성이 높아져 국민의 불신을 줄이고 유아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사립유치원은 설립·운영 주체는 개인이지만, 정부 지원금을 받는 공공 유아교육 시설이다. 당연히 에듀파인을 통해 공교육의 취지를 살리는 게 옳다.

한유총은 지난해 국민 절대다수가 바라는 ‘유치원 3법’ 통과를 저지하며 빈축을 샀다. 국회에서 ‘유치원 3법’ 처리가 좌절된 상황에서 에듀파인 도입은 사립유치원의 재정투명화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다. 한유총은 서울시교육청 조사를 통해 정치자금법 위반, 전·현직 지도부의 횡령·배임 등의 혐의가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를 눈앞에 둔 상태다. 이제 에듀파인마저 거부한다면 교육단체로서 위상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한유총은 학부모와 유치원생을 볼모로 삼은 총궐기대회를 그만둬야 한다. 그리고 에듀파인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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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3법’을 저지하기 위해 특정 국회의원에 대한 후원을 알선했다는 서울시교육청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임 이사장 등 지도부가 공금을 유용·횡령한 정황도 포착됐다. 서울교육청은 1월31일 전·현직 지도부 5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한유총 법인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수사의뢰키로 했다. 한유총은 지난해 말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이 공개된 이후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 요구는 외면한 채 자신들의 재산과 권리만 챙기려는 후안무치로 비판받아왔다. 이제는 단체 운영의 비위 의혹까지 드러나며 법인 설립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는 위기에 몰렸다. 미래 세대의 학습권을 볼모로 위법적 행태를 자행해왔다니 어처구니없다.

서울시교육청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를 검찰에 고발하고 수사 의뢰한 31일 서울 용산구 한유총 입주 건물 복도에서 한 사람이 전화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한유총은 전국 사립유치원의 70%가 넘는 3000여곳을 회원으로 둔 최대 유치원 단체다. 그러나 교육청 조사 결과를 보면 ‘적폐의 온상’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한유총은 지난해 11월 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유치원 3법’을 막기 위해 회원 3000여명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의원 후원계좌를 올리고 ‘10만원가량 후원하라’며 독려했다고 한다. 한유총 법인과 지도부, 일부 회원들의 회계 부정도 다수 적발됐다. 회원들에게 한유총 회비를 교비회계에서 내도 된다고 안내했는데, 이는 학부모 부담 교육비는 유아교육에 직접 사용돼야 한다는 원칙을 어긴 것이다. 또 전 이사장과 전 지회장들이 ‘지회 육성비’ 명목의 돈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횡령한 정황이 드러났고, 물품 구매·용역 계약 과정에서 3억5400여만원어치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사실도 파악됐다.

검찰은 한유총과 관련된 모든 비위 의혹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로비를 시도하고, 학부모들이 부담한 교육비를 마구잡이로 전용하는 행태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한유총은 자신들의 잘못을 솔직히 털어놓고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해야 옳다. 명확한 해명이나 사과 없이 ‘법적 대응’ 운운해서는 시민의 시선만 더 싸늘해질 것이다. 교육청은 수사 결과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한유총의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해야 마땅하다. 국회는 지난해 처리되지 못한 채 신속처리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된 ‘유치원 3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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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재벌 총수를 ‘오너’(owner)라 부른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그 설립자와 일가들이 회사의 주인이자 소유주라는 의미다. 설립자의 개인능력 덕분에 성공했으므로 오너가 되는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자수성가의 신화가 회사를 자기소유, 개인재산으로 여기게 한다. 자기가 키운 회사라는 생각에 내 것을 내 마음대로 자녀에게 물려준다. 사유재산인 보유 지분뿐만 아니라 경영권까지 상속하려 한다. 경영권은 사유물이 아닌데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지 않는 오너의 잘못된 인식이 가족경영과 경영권세습을 정당한 것으로 여긴다. 이제 재벌 상속과 경영권 대물림이 우리 기업의 독특한 관행이 되었다. 내 것이라는 생각에 권위주의적 오너가 되고 수직적 기업문화가 지배한다.

세습자본주의의 민낯이 오너의 갑질 행태로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한다. 회사는 보통 주식회사이므로 설립자이자 경영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직원도 있고 주주도 있다. 아무리 1인 주주의 1인 회사라 하더라도 주주와 회사는 구분된다. 주주와 회사는 별개의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법률적으로는 낮은 지분율로 회사를 지배하는 설립자와 그 일가가 아니라 주주들이 주인이다. 피와 땀이 배어 있다고 재벌총수 일가가 멋대로 할 수 있는 개인재산이 아니다. 국가의 온갖 보호와 특혜로 성장했다는 점에서도 더 이상 개인 소유를 주장할 수 없다. 기업 내 민주주의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화두가 되는 이유다. 

5일 오전 참여연대회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앞에서 유치원 비리근절 3법 통과 촉구 및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소위 ‘유치원 3법’ 개정논란에서도 오너십이 쟁점이다. 사립유치원 설립자들은 토지와 건물, 시설에 자신들의 재산을 투자했기 때문에 개인의 사유재산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국가가 법을 근거로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유시장경제에 반한다고도 한다. 학교법인에 재산을 출연한 사립학교와는 달리 개인재산이 제공된 사립유치원은 기본적으로 사유재산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이라는 오너십이 교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해도 위법이 아니라는 억지논리를 만든다. 사립유치원은 학교가 아니며, 학교로 인정하려면 그에 합당한 인건비와 개인 재산을 공공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임대료 등을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적서비스 제공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2018년의 유치원법 개정은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을 둘러싼 논쟁과 판박이다. 사학들의 부정부패에서 촉발되었다는 점에서 유치원비리 근절을 목적으로 한 유치원법 개정논의는 서로 닮았다. 보수야당과 결합한 이익단체의 집단행동 무기가 사유재산권 보장이라는 점도 똑같다. 학교설립자가 개인의 재산으로 학교를 설립했으니 학교는 사실상 설립자의 것이므로 여기에 누구든 개입하는 것은 설립자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사학의 자율성이 무시된다는 논리였다. 폐교와 폐원으로 학부모를 겁박한 장면도 데자뷔다. 밀리면 끝장이라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대립 구도도 사립학교법 논쟁의 시즌2처럼 보이게 한다. 

법인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이든, 개인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이든 유치원은 사립학교다. 현행법상 사립유치원은 ‘학교’면서 법인이 설립해야 하는 초·중·고·대학과는 달리 개인이 설립할 수 있다. 법인이 아니고 설립자 개인이 운영하더라도 교육관계법령상의 학교이자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법인 사립유치원은 설립인가를 신청할 때 건물과 부지를 출연하여 교육용 재산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 유치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법인 사립유치원 역시 개인이 소유한 건물과 부지를 유치원의 교사·교지의 용도로 지정하고 사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적 규제를 받아들이고 인가를 받은 것이다. 그래서 사유재산이지만 시·도교육감의 승인, 지도, 감독을 받는다. 감사도 받아야 한다. 사립유치원은 학교이기 때문에 폐원도 함부로 할 수 없다. 사립학교가 공교육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국공립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정한 범위 안에서 운영을 감독, 통제할 권한과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 유치원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과정으로 명백한 공교육 과정이다. 그래서 국가의 엄청난 공적재원이 투입된다. 학부모 분담금이 유치원 운영자의 사유재산일 수 없다. 엄연히 교비다. 수입을 교육목적 외 개인 용도로 사용하면 불법이다.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을 내세워 사설 학원화하거나 스스로 사익을 추구하는 개인사업자로 격하시키는 우를 범해서도 안된다.

유치원 비리근절 3법은 교육 목적 교비의 사적인 유용을 방지하기 위해 회계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법상 학교에 걸맞은 공공성을 강화하는 개정법률안이다. 국회는 한 해가 가기 전에 충격받은 학부모들이 더 이상 분노하지 않고 안심할 수 있도록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하태훈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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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의 가장 큰 숙제인 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처리됐지만 연말 정국은 암울하다. 선거제 개혁을 뺀 예산안 합의에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개혁과제에 앞으로 협조하기 어렵다며 싸늘한 분위기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협치종료를 정식 선언한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단식농성 5일째다. 지금 국회는 ‘유치원 3법’을 포함한 민생법안과 사법개혁, 공공부문 채용비리 국정조사,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 시급한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0일쯤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이런 현안들을 처리하자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개회 여부도 불투명하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8년 12월 11일 (출처:경향신문DB)

일이 이렇게 된 데는 누구보다 여당인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야 3당이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정당별로 총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정당별 총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뺀 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하는 방식으로 사표(死票)를 방지하고 유권자 의사를 정확히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난 대선은 물론이고 그 전 총선에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해왔다. 지난 3월 청와대가 발표한 정부 개헌안에서 ‘국회 의석은 투표자의 의사에 비례해 배분해야 한다’고 거듭 확인하기까지 했다. 그랬던 민주당이 제1당이 된 뒤 미온적인 입장으로 변한 것은 거대 정당에 절대 유리한 현 소선거구제의 기득권을 선뜻 내놓고 싶지 않은 속내임이 빤히 보인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자유한국당보다 민주당이 더 밉다”고 분노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1위만 당선되는 현행 소선거구제가 민심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은 모든 정당이 공유하고 있다. 승자가 독식하는 지금의 선거 방식이 지역구도를 고착시키고 분열의 정치를 부추겨왔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시민과 시대의 요구에 맞도록 바꾸는 게 마땅하다. 최고의 정치 개혁은 선거제 개혁이란 말이 나온 게 어제오늘이 아니다. 그러나 원내 1·2당의 기득권 집착 때문에 과거 선거제 개혁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이러다 또다시 절호의 기회를 날려 버리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 민주당이 진정 시민의 뜻을 받들고 대의 민주주의 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라면 과감하게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 개편, 의원정수 확대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데 시일이 촉박하다면 우선 큰 틀의 선거제 개혁에 합의하고 연말까지인 정치개혁특위 활동 시한을 연장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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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정기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지난주 내내 법안 협의를 이어갔지만,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유치원 3법’에 제시된 회계 관리 방식과 처벌조항을 걸고넘어지면서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가 무산됐다. 유치원 개혁법을 무력화시킨 한국당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7일 새해 예산안과 ‘유치원 3법’ 등 막판 쟁점 타결을 위해 회동한 뒤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가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연합뉴스

지난 10월 초 박용진 의원이 사립유치원 비리를 공개하자 유치원 개혁에 대한 요구가 거셌다. 박 의원은 곧바로 ‘박용진 3법’으로 불리는 ‘유치원 3법’을 발의했다. 유치원 운영비 통합 관리, 정부 지원금의 보조금 변경, 교육비 부정 사용 시 처벌 등이 골자였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국민은 80% 이상이 지지를 보냈다. 처음에는 한국당도 ‘박용진 3법’에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법안에 강력 반발하자 이들의 눈치를 보던 한국당이 딴죽을 걸기 시작했다. 급기야 한국당은 자체 법안을 제시하며 ‘박용진 3법’과 병합심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양당은 회계관리 방식과 처벌 규정을 놓고 팽팽히 맞서며 합의를 보지 못했다. 바른미래당이 조정안을 내놓았지만, 한국당은 이마저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한국당이 제시한 법안은 유아 교육의 진정성이나 유치원의 공공성과 거리가 멀었다. 한국당은 법안 협의 과정에서 ‘박용진 3법’을 공격하고 저지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들의 법안은 시간끌기용이자 방탄용이었다. 한국당에는 국민 여론보다 한유총의 이해가 먼저였다. 한국당은 ‘유치원 3법’의 국회 처리를 무산시켜 놓고도 책임을 민주당에 전가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유치원 개혁법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학부모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유치원 3법’ 개정을 촉구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은 임시국회를 통한 연내 처리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여야의 입장차가 커 논의 자체가 무기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해를 넘기면 더 어려워진다. 문제는 한국당의 태도다. 한국당이 한유총에 대한 변호를 고집하는 한 유치원 개혁은 불가능하다. 한국당은 한유총이 아닌 국민을 바라보길 바란다. 그리고 여론의 바람대로 ‘유치원 3법’ 통과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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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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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6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에 대해 전면 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설립허가 취소까지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에 대한 설립 허가 및 취소 권한을 갖고 있는 관리감독기관이다. 지난 10월 사립유치원 비리 공개 이후 교육부는 비리 유치원에 대한 개별 감사에 나섰으나 한유총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 이번에 교육청이 칼을 빼든 것은 한유총이 사립유치원 적폐와 무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비리를 방조하는 의혹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유총은 전국 사립유치원의 70%가 넘는 3000여곳을 회원으로 둔 최대 유치원연합회이다. 그러나 한유총의 최근 모습은 공공성을 띤 유아교육을 이끌어가는 유치원 단체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지난 10월11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전국의 비리 사립유치원 1878곳의 명단을 공개하자 한유총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 지난달에는 ‘전국 사립유치원 교육자 및 학부모 총궐기 대회’에 회원 유치원들의 참여 인원을 할당하는 등 동원 의혹을 샀다. 또 카카오톡을 통해 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도록 회원들을 유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유총은 이들 행위가 회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집단행동이라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유치원 개혁의 목소리가 높은 이때, 비리 유치원들을 비호하는 한유총에 대해 일고 있는 의혹들은 정확히 따질 필요가 있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유치원 3법’ 병합심사를 앞둔 지난달 말 한유총은 비대위원회 명의로 영남지역 산하 분회 소속 유치원들에 자유한국당 이모 의원에게 후원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비대위는 회원 유치원들에 각 20만~100만원씩을 책정했고, 실제 일부 유치원은 해당 의원에게 후원금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유총은 내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참여하는 카톡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이름과 계좌를 명시해 후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유총이 ‘유치원 3법’ 국회 통과를 막고자 ‘쪼개기 후원’을 시도한 정황들이다. 이 또한 철저히 파헤쳐야 할 것이다.

유치원 비리가 공개된 이후 개혁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유치원 3법이 발목을 잡히는 등 개혁은 지지부진하다. 반개혁의 중심에는 한유총과 그들의 이해를 대변해온 한국당이 있다. 교육청의 실태조사 방침은 민심을 외면한 한유총이 부른 자승자박이다. 한유총은 교육청의 실태조사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 그리고 유치원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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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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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예정됐던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논의가 또 불발됐다. 교육위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과 자유한국당의 자체 법안을 함께 논의하려 했으나 한국당이 법안을 내놓지 않은 데다 유치원 3법 논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유회됐다. 이 같은 한국당의 지연 전술로 유치원법 개정을 위한 법안소위가 부실하게 운영된 게 이번이 세번째다. 유치원 3법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꼼수라고밖에 볼 수 없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8년11월16일 (출처:경향신문 DB)

이날 국회 교육위에서 보여준 한국당의 모습은 무책임하고 치졸했다. 한국당 소속 교육위원들은 법안 심사 회의에 한 시간이나 늦게 나타났다. 병합을 논의키로 했던 한국당 자체 유치원법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출석했다. 법안 제출 시기 등 향후 국회 일정도 제시하지 못했다. 국회 교육위는 12월3일 법안소위를 열어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논의가 이뤄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음번에도 한국당이 자체 법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사립유치원 개혁법의 연내 통과는 물 건너가게 된다.

한국당은 당초 박용진 의원의 유치원 개혁법에 반대하며 ‘유치원 3법’과 자신들이 만든 법안을 병합 심사해 유치원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면서 법안을 만들기 위한 시간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한 달이 지나도록 법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유치원 개혁법안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당이 사립유치원의 개혁법을 미적대는 것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전방위 로비 탓이다. 한유총은 최근 한국당 의원들에게 ‘유치원 3법’이 헌법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했고, 한국당은 사유재산을 보호하는 대체 법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유총은 국회 로비 이외에도 집회 등 세과시를 통해 ‘유치원 3법’을 저지할 방침이다.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반대 집회를 앞두고 소속 유치원들에 ‘학부모 모집 할당량’을 내렸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유치원생과 학부모를 볼모로 한 얄팍한 술수는 더 이상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 지난주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0.9%가 ‘유치원 3법 조속 통과’를 지지했다. 한국당 지지층에서도 63.2%가 법안에 찬성했다. 한국당과 한유총은 사립유치원의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유치원 3법 통과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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