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가 종결됐다. 경사노위는 20일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난달 산하 분과위원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의제를 다시 꺼내 대화의 불씨를 살리려 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이해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합의하지 못한 대목은 매우 아쉽다. 

경사노위는 지난해 7월 이후 노사관계제도·관행위원회를 발족해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법제도 개선 방안을 집중 논의해 왔다. 노사정 대표들은 10개월간 40여차례나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보다 못한 공익위원들이 지난달 15일 최종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이마저 노사 양측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경사노위 운영위는 논의 결과를 차기 본위원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으나 파행 중인 본위원회가 언제 열릴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김대환 노동부 국제정책관이 4월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의 비준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동부는 노동자 단결권 강화를 포함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나 국회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ILO 핵심협약은 결사의 자유 보장, 강제노동 금지, 균등 대우 등 민주주의 핵심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는 협약이다. 1991년 ILO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회원국 의무 사항인 핵심협약을 절반만 비준한 상태다. 경사노위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다음달 ILO 창립 100주년 총회에 앞서 핵심협약을 비준하려는 정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경사노위가 ILO 협약 비준을 위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이것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경사노위는 합의기구가 아닌 대화기구다. 협약 비준 여부는 경사노위의 결정사항이 아니다. 경사노위는 지난 10개월간 노사정 대화를 통해 ILO 핵심협약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사회의제화한 점만으로도 제 역할을 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다. 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의 의무조항이기도 하다. 비준이 늦어질수록 정부는 대내외적으로는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지 못했다는 비난과 FTA 노동조항을 위반한 국가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정부의 몫이자 권한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ILO 비준을 위한 행정조치를 단행하고 후입법 조치에 들어갈 것을 권고한다. 정부는 조만간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입장 정리는 빠를수록 좋다. 다음달 1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ILO 100주년 총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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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문제가 있다”며 개정을 재차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가)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 무역협정이어야 하지만 지금 현재 협정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는 그렇게 좋은 협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기반으로) 개정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무역적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기존 한·미 FTA가 무역불균형을 초래했으므로 미국의 입장을 반영해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청 국빈만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요구는 이미 예견된 바다. 그는 직전 방문국인 일본에서도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 미국은 오랜 기간 일본에 의한 무역적자로 고생해왔다”며 무역적자를 줄이는 조치에 나설 것을 주장했다. 한국은 일본과 같이 미국에 대해 무역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국가다. 미국은 적자폭이 한·미 FTA 발효 전인 2011년 116억달러에서 발효 후인 2016년에는 233억달러로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이 같은 피해를 방치할 수 없으므로 FTA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통상압력이 실행에 들어간 부분도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삼성과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예고한 것을 비롯해 한국을 상대로 31건의 수입규제조치를 가동하고 있다. 

한·미 FTA 개정협상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경제도 한·미 간 동맹의 하나의 축”이라며 “한·미 FTA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협상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우려되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에 무역적자를 재차 강조한 만큼 통상 관련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은 협상의 주요 쟁점인 자동차, 철강, 농업 분야에서 자국의 이익을 반영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다. 정부는 미국의 요구에 맞설 다양한 옵션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협상이 끝난 뒤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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