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에게 발포 직전 헬기를 타고 광주에 내려와 회의를 주재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5·18 당시 주한미군 정보요원 출신 김용장씨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때 사살 명령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간 여러 의혹은 많았지만, 5·18 집단발포 책임자로 전 전 대통령을 지목한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일명 ‘편의대’라 불리며 시민행세를 했던 사복군인들이 존재했다”며 “5월20일 ‘성남에서 C-130 수송기를 타고 온 30~40명이 K57 광주비행장 격납고에 주둔하면서 민간인 버스를 타고 광주 시내로 침투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직접 격납고로 찾아가 제 눈으로 재차 확인했다”고도 했다. 충격적인 내용이다. 국방부는 이런 증언에 대해 “앞으로 진상규명조사위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5월14일 (출처:경향신문DB)

그러나 진상조사위는 지난해 9월 특별법 시행 이후 8개월째 가동조차 못한 채 표류 중이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2월 그들이 추천한 진상조사위원 2명을 재추천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한 채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5·18민주화운동은 올해로 39돌을 맞지만 상당 부분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 미완으로 남아 있다. 집단발포 책임자, 헬기 기총사격 여부, 계엄군 성폭행, 보안사 5·18 왜곡 및 조작 경위까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엔 당시 계엄군이 공군 수송기로 ‘시체’를 옮겼다는 군 기록이 발견돼 계엄군에 희생된 민간인 시신을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추가됐다.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진상조사위 구성을 외면하는 한국당은 도대체 진실 규명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5·18 망언’ 징계도 유야무야 상태다. 한국당은 지난 2월 “5·18은 폭동”이라고 주장한 이종명 의원을 제명키로 했지만 이를 확정하기 위한 의원총회는 이제껏 열지 않고 있다. 김순례·김진태 의원도 질질 끌다 솜방망이 징계로 마무리지었다. 국회 윤리위 차원의 징계도 윤리심사자문위 구성 문제에 막혀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다고 한다. 황 대표는 지난 3일 전국 장외투쟁의 일환으로 광주를 찾았다가 시민들의 거센 항의와 물세례를 받은 바 있다. 그때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한국당은 5·18에 대해 사죄하지도 않고, 진상 규명도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 되레 아픔을 방치하고 상처를 덧내고 있다. 이러고 무슨 낯으로 5·18 묘역을 찾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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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 법정에 섰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벌어진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됐다. 5·18이 일어난 지 39년 만에 역사의 현장인 광주 법정에 선 그를 바라보는 심경은 각별하다. 그가 두 차례의 재판 불출석에 “광주에서는 공평한 재판이 이뤄질 수 없다”는 등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대며 10개월 가까이 재판을 거부해온 것도 이런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법정에 선 것도 법원의 강제구인영장에 굴복한 결과일 뿐, 제 발로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

전씨 측은 “국가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를 토대로 회고록을 쓴 것이며 헬기 사격설의 진실이 아직 확인된 것도 아니다”라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5·18 당시 광주에서 기총소사는 없었으며 기총소사가 있었다고 해도 조 신부가 주장하는 시점에 헬기 사격이 없었다면 공소사실은 인정될 수 없다”고 했다. 광주 희생자를 모독한 것도 모자라 또다시 거짓과 궤변으로 일관하는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 3월 12일 (출처:경향신문DB)

그간의 증언과 자료에 비춰보면 그가 5·18 때 공수부대를 광주에 투입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한 최종 책임자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인 헬기 사격만 하더라도 국방부 5·18특별조사위 조사와 검찰 수사 결과 광주 전일빌딩 10층 외벽 등에서 외부에서 날아든 탄흔이 다수 발견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감정했다.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 신부는 민주화의 증인으로서 ‘광주의 양심’으로 불릴 만큼 시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분이다. 그런 성직자가 학살 주범에게 고인이 된 뒤에도 ‘거짓말쟁이’ ‘사탄’이란 모욕을 들어야 하니 이런 불의가 없다.

전씨는 1997년 내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데 이어 특별사면됐다. 국민대화합이란 명분으로 김영삼 정부가 대다수 반대여론을 외면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게 풀려났음에도 그는 그동안 단 한번도 용서를 구한 적이 없다. 되레 자신은 5·18과 무관하다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회고록에서는 자신이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했다. 그의 부인 이순자씨는 “전두환은 민주화의 아버지”란 망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런 5·18 폄훼가 결국 ‘북한 특수부대설’ 같은 5·18 망언으로 이어지며 지금까지 희생자와 유족의 상처를 후벼파고 있는 것이다. 5·18 망언 징계를 질질 끌며 진상조사위 발목을 잡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행태도 다를 바 없다. 어쩌면 우리는 끝까지 단죄해야 할 역사적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은 결과, 어둠의 역사가 다시 발호하는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모른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격한 단죄뿐이다.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등 여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은 아직 진행형이다. 전씨는 88세 인생 말년에 5·18 희생자와 광주, 시민 앞에 참회할 마지막 기회마저 걷어찼다. 오히려 온 시민에게 정신적 테러를 가하고 있다. 그에게선 털끝만 한 진정성도 찾아볼 수 없다. 이번에는 추상같은 사법적 단죄와 함께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서 수십년간 광주를 고립시키고 우리 사회의 갈등을 조장해온 망언과 궤변이 더는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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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내란의 수괴, 전두환 전 대통령의 파렴치한 행태가 끝이 없다.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첫 재판에 출석을 거부할 무렵 멀쩡히 골프를 치고 다닌 사실이 확인됐다. 아무런 문제없이 골프를 칠 수 있는 상태임에도 와병을 내세워 재판 출석을 기피해온 셈이다. 거짓말로 국민을 기망하며 역사의 법정에 서기를 거부해온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 1월 18일 (출처:경향신문DB)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기소돼 재판에 회부됐다. 이후 전씨 측은 재판 연기를 신청하고 광주에서 재판을 못 받겠다며 관할 법원을 옮겨달라고 우기는 등 재판을 지연시키더니, 지난해 8월 첫 재판에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며 출석을 거부했다. 지난 7일 두번째 재판에도 역시 알츠하이머 증상 악화 등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전씨 측이 주장한 대로 “방금 한 일도 기억이 안되는 상태로 하루에 열 번도 넘게 이를 닦는” 상황이라면 정상적으로 골프 라운딩을 할 수는 없다. 전씨는 지난달 6일에도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강원도에서 골프를 쳤다고 한다. 목격자들은 전씨가 지팡이나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걸어다니며 골프를 쳤고, 일행들과 대화도 활발히 할 만큼 건강해 보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건강’을 이유로 재판을 거부해온 것은 결국 5·18 관련 책임을 회피하려는 수작이었을 뿐이다.

전씨는 1980년 5월 광주 시민을 학살한 것과 관련해 1997년 내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사면으로 죗값을 채 치르지도 않았다. 전씨는 38년이 지나도록 광주 영령과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죄나 반성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1980년 ‘광주 학살’을 자행하며 권력을 찬탈한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회고록을 쓰면서 광주 희생자들을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했다. 전씨를 반드시 법정에 세워 헬기 사격 등 ‘광주 학살’의 진실을 밝히고 그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골프를 즐길 만큼 건강에 문제없는 게 확인된 만큼 다음 재판에도 출석을 거부한다면 이미 발부된 구인영장을 추상같이 집행해야 한다. 전씨에게도 역사와 광주 시민 앞에 속죄할 마지막 기회다. 성실히 재판에 임해 응당한 죗값을 치르는 것이 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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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관련 사건 재판에 나오지 않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구인영장이 발부됐다. 광주지법은 지난 7일 열린 재판에 전씨가 건강 상태를 이유로 불출석하자 다음 공판기일을 3월11일로 지정하고 그날까지 유효한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다음 공판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강제로라도 법정에 세우겠다는 뜻이다. 전씨가 갖가지 이유를 들어 재판을 회피해온 만큼 당연한 조치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지난해 5월 기소됐다. 이후 전씨 측은 재판 연기를 신청하고 관할 법원을 옮겨달라고 요구하는 등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킨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해 8월 첫 재판에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하더니 이번에는 ‘독감과 고열로 외출이 어렵다’며 나오지 않았다. 형사재판은 원칙적으로 피고인이 출석해야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기소된 지 8개월이 넘도록 법정에 나오지 않는 전씨의 행태는 법치를 부정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국가 형사사법 체계에 도전하는 오만한 행태를 더 이상 용납해선 안된다.

7일 오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사건 2차 공판이 열리는 시간에 태극기 부대등 보수인사들이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 부근 골목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전씨는 5·18 당시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내란의 수괴다. 비록 사면되었다고는 하지만 대법원이 최종 확정한 ‘사실’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광주의 영령 앞에 무릎 꿇어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그는 회고록에서 스스로를 “광주사태의 제물”로 칭하며 5·18을 능멸했다. 본인의 망동으로도 부족했는지 부인 이순자씨까지 최근 “남편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망언으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조 신부가 증언한 헬기 사격이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되는 등 속속 진실이 드러나는데도 역사를 왜곡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이들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스스로 걸어나오든, 강제로 끌려나오든 전씨는 3월11일 광주지법 재판정에 설 수밖에 없게 됐다. 88세의 고령을 감안할 때 역사와 시민 앞에 속죄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본다.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속죄의 출발점이다. 법정에서 과오를 솔직히 인정하고 조 신부 유족과 광주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기 바란다. 만약 다음 재판에도 출석을 거부한다면 법원은 구인영장을 집행해 법의 엄중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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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인구의 약 8~10%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은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한다. 15분마다 1명씩 치매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다. 2025년에는 국내 치매 환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성과 저학력자 등에서 알츠하이머가 많이 발병한다고 했지만 반론도 많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노벨상 수상작가 가브리엘 마르케스도 이 병으로 말년을 보냈다. 맨부커상 수상자이자 영국의 지성이었던 아이리스 머독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후 어린이 프로그램 <텔레토비>를 넋을 놓고 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8년8월28일 (출처:경향신문DB)

알츠하이머병이 세간에 널리 알려진 데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1911~2004)의 역할이 컸다. 그는 1994년 담화문을 통해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음을 고백했다. 미국인들이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레이건이 대통령 재임 기간(1981~1989)에 병을 앓고 있었을 것으로 학자들이 추정했기 때문이다. 특정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는 증세가 재임 때부터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후 10년간 레이건은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채 여생을 보냈다. 그의 업적이 치매로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부인 낸시의 결정이었다. 미국인들이 그의 발병을 안타까워하며 이 병의 정체를 밝히는 데 관심을 기울인 데는 이런 적극적이면서도 시민을 배려하는 공개가 한몫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87)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며 5·18 재판 출석을 거부했다. 2013년부터 약을 복용했다고 하니 재판을 회피하기 위해 핑계를 댄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면서 자서전 등을 통해 5·18에 대해 그토록 많은 거짓 변명을 한 것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당초 그는 5·18 북한군 개입설이 터무니없다고 했다가 지난해 자서전에서는 맞다고 말을 바꿨다. 이런 증언 번복이 알츠하이머병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옥중 단식과 검찰 압수수색에 따른 충격으로 알츠하이머 증세가 시작됐다는 설명은 더욱 당혹스럽다. 5공의 피해자들은 그로부터 진심어린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다음달 중순에는 5·18 진상규명위원회 발족이 예정돼 있다.

<이중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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