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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26 [여적]외질 논쟁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 대표팀이 파리로 입성하자 샹젤리제는 환영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표팀 선수들은 ‘국민적 영웅’이 되었고 다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새롭게 탄생하는 분위기였다. 많은 이민자를 받아온 프랑스는 반이민정서가 팽배하고 히잡 착용 등의 문화적 충돌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번 우승으로 사회통합 분위기가 연출됐다. 프랑스 대표선수 23명 가운데 21명이 이민자 출신이다. 그중 15명은 아프리카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팀은 ‘레블뢰(파란색·대표팀의 유니폼도 파란색)’로 불리지만 유색인종 선수들의 활약이 뛰어나면서 ‘블랙·블랑·뵈르(흑인·백인·북아프리아계)’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월드컵 우승이 인종과 종교의 화합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 것이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발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있다. 프랑스 대표팀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꺾고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파리 _ EPA연합뉴스

그러나 프랑스와 땅을 맞댄 독일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예선탈락한 후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 메수트 외질 선수에 대한 비난이 대표적이다. 그는 터키 이민자의 후손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의 주역이며 올해의 선수상을 5차례나 수상한 스타플레이어다. 그런데 지난 5월 터키 대통령과 사진을 찍은 뒤 ‘독재자와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독일이 예선탈락한 뒤 축구팀 단장은 “국가대표로 뽑은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며 탈락의 책임을 그에게 전가했다. 승리엔 트로피가, 패배엔 희생양이 필요했던가. 외질의 아버지는 “9년 동안 독일을 위해 뛰었으나 그들은 외질을 희생양으로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23일 국가대표팀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SNS에서 “저는 두 개의 심장을 가졌다. 하나는 독일을 향한 마음이고 하나는 터키를 향한 마음”이라면서 그러나 “팀이 이기면 독일인이었지만 지면 이민자였다”고 토로했다. 최근 일어난 일들을 돌아보면서 인종차별과 무례함을 느꼈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올여름 독일 대표팀의 진정한 패배”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더 큰 패배는 차이와 다양성이 무시되고, ‘화합을 통한 공존’이라는 진보의 믿음이 깨진 데 있다. 더구나 아리안 인종론으로 전대미문의 학살을 자행한 역사적인 짐이 있는 독일로서는 참담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박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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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