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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1 [기고]‘탄력근로제 확대 합의안’ 강행 멈춰라

지난 7일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안을 의결하려 했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2차 본위원회가 무산됐다. 청년·여성·비정규직 노동자대표 3인이 6일 밤 “거수기 구실만 할 순 없다”며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경사노위는 노동자대표 3인의 불참을 비난하며 본위원회 개최를 재추진하고 있다. 본위원회 개최 강행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2월20일 탄력근로제를 최장 6개월로 확대한다는 경사노위의 ‘노사정 합의안’ 발표는 처음부터 중대한 절차적 위법성을 안고 있었다. 정부정책의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노사정위원회 대신 출범한 경사노위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노동자대표는 물론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 등을 참여시켜 취약계층의 대표성을 보완한 것이라고 입이 마르게 홍보했다. 따라서 경사노위 합의안으로 발표되기 위해서는 취약계층 대표들이 포함된 본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 경총, 대한상의, 한국노총만이 참여한 노동시간개선위원회의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결과를 본위원회 절차도 없이 경사노위 합의안으로 발표했다. 정부와 재계, 한국노총의 합의를 사회적 합의로 둔갑시켜 관철해왔던 과거 노사정위원회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합의안 내용을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첫째, 3개월 초과 탄력근로제 도입으로 우려되는 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근로일간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의무화하되,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이에 따른다고 했다. 근로자대표와의 합의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 조항은 노동자 90%가량이 무노조인 현실을 감안할 때 절대다수의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들에게는 무의미한 조항이다.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11시간 연속 휴식시간 규정은 무력화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둘째,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6개월(26주) 평균하여 노동시간이 1주 52시간을 초과하지 않으면 되므로 13주는 주 64시간, 13주는 주 40시간 노동이 가능하게 된다. 노동부의 과로사 인정기준인 ‘1주 평균 60시간 초과하는 경우(발병 전 12주 기준)’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과로사 방지를 불가능하게 만든 셈이다. 셋째, 3개월 초과 탄력근로제의 경우 근로일별 근로시간을 정하는 대신 주별로 근로시간을 정하도록 했다. 그마저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업무량 급증 등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한 때에는 근로자대표와 ‘합의’가 아닌 ‘협의’를 거쳐 주별 근로시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근무일 바로 직전에 일별 노동시간을 통보하면 근로시간은 사용자가 정한 대로 춤을 추게 되고 생체리듬을 교란시키는 불규칙노동은 일상화된다. 넷째, 탄력근로제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하여 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게 하고 미신고 시 과태료를 부과하되,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임금보전방안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방법과 기준이 없다. 근로자대표와 매월 1원을 보전한다는 합의안을 만들어 신고해도 제재를 받지 않는다. 있으나 마나 한 규정이다. 6개월간 예전과 같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최대 3개월분 연장수당에 해당하는 임금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누구를 위한 합의안인지 정체가 분명해졌다. 본위원회 개최 강행을 멈추고 탄력근로제 합의안, 다시 논의하라.

<권영국 | 변호사·전 민변 노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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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