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는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깨끗하고 충분한 물 공급은 보건 및 경제활동과, 홍수·가뭄은 생명 및 재산과, 수질·생태는 생활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즉 수량·수질·생태의 통합관리와 모든 분야가 고르게 개선되어야만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물안전’ 위협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가 시설물의 노후화이다. 우리나라 댐, 수도시설은 대부분 1970~80년대에 건설되어 노후화가 진행 중이다.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노후시설 개량과 이중화 등 예방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그 결과,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광역상수도는 새는 물이 거의 없는 수준인 99.9%의 유수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지방상수도에서 한 해 동안 팔당댐 저수용량의 약 3배인 7억t의 물이 땅속으로 버려진다. 이를 해결하려 환경부는 노후시설을 개선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2016년부터 추진했다. 선도사업을 중심으로 누수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사업효과를 유지하려면 조속한 사업 추진과 체계적인 운영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 정부, 지자체, 전문기관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5월31일 국제 가뭄포럼이 열리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대전본사 세종관에 로비에 전국 가뭄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위성 감시 가뭄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물안전을 위협하는 두 번째 요인은 기후변화이다. 점차 심해지는 가뭄과 홍수, 여기에 지진까지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정교한 홍수·가뭄 예·경보 및 댐·수도시설의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이중 삼중으로 점검하고 있다. 댐과 저수지 등 기존 시설 간의 연계 운영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홍수·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마지막 위협 요인은 미세플라스틱부터 과불화화합물까지 새로운 미량유해물질이다. 환경부는 먹는물 감시항목을 확대하고 미량물질 연구에 착수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도 세계 최고 수준인 500개 항목까지 수질검사 항목을 확대하고, 중소 지자체를 대상으로 스마트 물관리와 물 안심 서비스 등 수질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0여년간 숙원이던 물관리 일원화 이후 6개월여가 지났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일원화 성과가 필요한 지금, 물안전은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또한 낙동강 유역 지자체 간 맑은 물 확보를 둘러싼 갈등 해결, 자연성 회복과 국민 피해 예방을 고려한 4대강 보의 발전적 대안 마련, 전국 수도요금 격차 해소 등 물관리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물문제에 대한 기술적 대안 제시와 서비스 형평성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부와 시민단체도 물은 공공재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물은 미래세대와 공유할 자산이라는 측면에서 꼭 필요한 규제는 이해하고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학수 |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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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짜리 인공습지’ ‘570억원짜리 녹조관리 방안’ 등을 추진해온 한국수자원공사가 ‘차세대 물관리를 위한 11대 당면과제’를 전면 폐기하기로 했다. 경향신문 보도가 나간 뒤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자 수공은 “아이디어 차원이며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손을 저었다.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는 “수공 자체에서 검토한 내용으로 정부와 협의한 바 없다”며 발을 뺐다.

정말 수공의 단독 플레이였을까. 문건에 담긴 사업은 정부 협의 없이 혼자 저지른 일이라기에는 규모가 너무 컸다. 2조원 인공습지는 물론 6000억원을 들여 댐과 댐을 잇는 물길 터널을 구축하는 안도 담겼다. 핵심은 4대강 수질관리 사업을 환경부에서 가져오겠다는 속내다. 수공은 “수질관리는 환경부 주관이며, 국토부·수공은 제한된 구간에서 한정된 수질관리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국토부의 업무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7년 2월 21일 (출처: 경향신문DB)

4대강사업을 주도한 국토부와 수공이 그간 ‘수질 관리는 환경부, 수량 관리는 국토부’ 입장을 유지해오다 느닷없이 ‘전 국가적 녹조 문제’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선 꼴은 석연치 않다. 근본 수질 개선은 ‘수문 완전 개방’ 또는 ‘보 해체’다. 그리 되면 국토부·수공은 앞장서온 4대강사업 명분을 잃을 뿐만 아니라, 보 관리를 명분으로 만든 자리까지 잃는다.

하필 4대강 수질 관리 방침을 정한 이 시점에 조기대선 정국을 맞은 정치권에서는 ‘물 관리 일원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는 국토부, 환경부 등에 나뉜 물 관리 기능을 한데로 모아 정책 일관성·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4대강사업 이후 수량 관리를 틀어쥔 국토부 입장에서는 불안한 상황일 수 있다. 4대강사업에 반대입장을 견지해온 한 교수는 “4대강 수질 관리 방침은 생존을 위한 국토부·수공의 몸부림으로 보인다”며 “예산을 틀어쥔 국토부 협의 없이 수공이 독자적으로 움직인다는 건 구조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직개편을 앞둔 정부 부처가 밥그릇 지키느라 분주한 사이, 4대강은 계속 썩어가고 있다.

조형국 | 경제부 situation@ 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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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제출받은 문건을 보면 정부는 낙동강 강정 고령보, 영산강 승촌보 등 전국 10곳의 보 인근에 다목적 천변저류지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2조원이 넘는 돈을 쓸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4대강사업에 22조원의 혈세를 쏟아부은 바 있다. 그런데 수질 개선을 이유로 또다시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천변저류지를 조성해 상류에서 흘러온 물을 정수한 뒤 하류로 보내거나 상수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 곳에 적게는 1600억원, 많게는 3300억원을 들여 모두 2조2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수중보로 인해 강물이 썩으면서 이른바 ‘녹조라떼’ 사태가 반복되자 내놓은 대책이다. 강물이 썩는 근본원인을 찾지않고 눈앞의 것만 보는 땜질식 처방이 아닐 수 없다.

4대강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 당초 이명박 정부는 4대강에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반대하자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고 이름만 바꾸어 추진했다. 실제로는 한반도 대운하의 재추진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래서 수중보의 수문도 운하의 갑문 수준으로 ‘거대하게’ 설치했다. 정부는 수중보가 세워지면 물부족과 홍수 문제가 해결되고, 수질이 좋아지며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등 장밋빛 미래를 쏟아냈다.

2013년 8월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영산강 승촌보 인근에 마치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짙은 녹조가 강을 뒤덮은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하지만 4대강사업으로 인해 수질은 엉망이 됐다. 커다란 ‘인공 수조’가 된 하천에서 맑은 수질은 기대하기 어렵다. 또 가뭄과 홍수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정작 해야 할 것은 군소하천 정비였다. 정부는 4대강사업을 통해 3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40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다고 했으나 허구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시민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4대강사업에 혈세를 더 쓰겠다고 우기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유역의 천연 여과기능이 있는 수변공원을 콘크리트 구조물로 만들어 황폐화했다. 4대강사업 조사단에 참가한 일본인 대표는 “명백한 환경파괴 사업”이라며 “운하건설 사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은 물고기 씨가 말랐다고 아우성이다. 농경지 침수로 고통받는 농민도 부지기수다. 모든 문제는 강물을 흐르지 못하게 막은 데서 비롯됐다. 자연의 복원력을 믿고 4대강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는 고민과 노력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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